십자가에 달린 주님께서 하신 일곱 마디 말씀 ‘가상칠언’ 중 여섯 번째로 하신 말씀이 “다 이루었다” 입니다. 이어 주님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하시며 돌아가셨습니다. ‘다 이루었다’는 희랍어로 된 열 개의 단어인데, 이 짧은 말은 ‘테텔레스타이(tetelestai)’입니다. 당시 흔하게 쓰이던 말입니다. 화가가 그림을 완성한 후 남긴 말이었고, 상인이 모든 부채를 변재한 후 홀가분한 기분으로 던진 말도 이 말이었습니다. 심부름꾼이 심부름을 모두 마친 후 자신을 보낸 주인에게 돌아와 하는 보고도 이 말이었고, 성전에 있는 제사장이 제사에 사용할 제물을 살펴본 후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도 바로 이 말입니다. 테텔레스타이! “흠 없이 완전하다” 혹은 “다 마쳤다”는 말입니다.
기실 우리 주님은 ‘흠 없고 티 없는’ 완전한 제물로서 속죄제물이 되신 것입니다. 서른 셋의 나이, 남들은 예비군 훈련도 마치기 전인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그리스도로서의 모든 임무를 완수하시고 이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짧은 한마디로 구원을 이루신 것입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우리 모두는 떠나갈 인생이지요. ‘테텔레스타이’라 말하고 떠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죽는 게 두려운 것이 아니다. 한 번도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게 두려운 것이다.” ‘레미제라블’의 작가 빅토르 위고의 말이 생각나는 고난주간입니다.
정학진 목사<포천 일동감리교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4750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