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주요 교단이 '참여 금지', '교류 단절'을 결의한 인터콥선교회 최바울 선교사가 자유한국당 주최 행사에서 동성애를 주제로 강의했다. 그는 신좌파 세력이 젠더 이데올로기를 내세우고 기독교를 소멸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중앙위원회(김재경 의장) 국민소통분과(이정화 위원장)는 11월 14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시대적 상황과 동성애 문제'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300여 명이 몰려 좌석이 부족했다.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은 불참했으나, 강연 후 조경태 최고위원과 박맹우 사무총장이 방문해 축사했다. 황교안 대표도 격려사를 전할 예정이었지만, 주최 측은 일정 때문에 취소됐다고 밝혔다.
"신좌파, 문화혁명으로 전략 수정 |
최바울 선교사는 마르크스 죽음 이후 신좌파 세력이 그의 실패를 비판하고 사회혁명 전략을 '무력 혁명'에서 '문화혁명'으로 수정했다고 했다. 그는 "사법부·교육부·언론·정치·교회 등 사회 상부구조 기관들을 장악하는 방법을 통한 긴 행진, 즉 '조용한 혁명'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것이 신좌파의 네오마르크스주의다. 이데올로기로 국가 주요 기관을 장악해 누구도 자신들을 손대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고 말했다.
주요 방법은 사회규범과 질서·권위 해체라고 했다. 최 선교사는 신좌파가 기존 규범과 가치를 무너뜨려 아노미를 유발하고, 그 틈으로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집어넣으려 한다고 했다. 기독교도 해체 대상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독교 신앙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깊이 연결되어 있다. (신좌파는) 기독교를 적으로 본다. 젠더 이데올로기로 성을 문란하게 하고 동성애를 합법화해서 기독교를 해체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네오마르크스주의와 동성애가 동맹을 맺은 관계라고 했다. 신좌파가 동성애자들을 혁명 전위부대로 동원했다는 것이다. 최 선교사는 네오마르크스주의가 시민들에게 지지를 얻기 위해 동성애자를 앞세워 소수자 인권 보호 헤게모니를 구축한다고 주장했다.
최 선교사는 네오마르크스주의 혁명 어젠다가 다음과 같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사회 변화로 혼란 조성 △학교와 선생의 권위 약화 △가족 해체 △어린이들에게 성·동성애 교육 실시 △교회 해체 △대량 이주와 이민으로 민족 정체성 파괴 △인종차별을 범죄로 규정 △사법 시스템 불신 조성 △복지정책 강화로 국가·기관 보조금 의존도 증가 △언론 조종 및 대중매체 수준 저하 △과도한 음주 홍보.
"트럼프·푸틴, 기독교 지지로 집권 |
최바울 선교사는 오늘날 사회가 신좌파의 네오마르크스주의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안토니오 그람시, 헤르베르트 마르쿠제, 루이 알튀세르, 자크 라캉, 주디스 버틀러 등 현대 철학자들을 네오마르크스주의자라고 소개하며, 이들이 지성 사회를 장악했다고 말했다.
유럽 일부 국가와 캐나다·미국·호주·대만 등에서 동성애 합법화가 이뤄진 것도 네오마르크스주의 때문이라고 했다. 최 선교사는 "유럽과 캐나다는 이미 끝났다. 북미도 신좌파에 완전히 장악될 뻔하다가 미국 복음주의자들이 트럼프를 당선시키면서 겨우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을 막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보수 정당이 기독교에 기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선교사는 "트럼프는 미국 복음주의자를 기반으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푸틴도 러시아정교회 지지로 장기 집권할 수 있었다. 한국 보수 정당만 이런 기반 세력이 없다. 기독교를 기반으로 한 정당이 오래 살아남는다. 동성애 합법화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이) 기독교가 주장하는 건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기독교인도 만족시키고 다른 곳도 만족시키려 하다가는 망할 수 있다. 동성애를 강하게 반대하면 개신교뿐 아니라 가톨릭교인도 돌아온다.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 기반을 단단하게 할 수 있지만, 어설프게 하면 이것도 저것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선교사 강연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아멘"이라는 환호와 함께 박수가 쏟아졌다.
브렉시트 놓고도 비슷한 주장 |
어떤 세력이 교회를 파괴하기 위해 동성애를 이용하고 있다는 내용은 개신교 극우 진영의 음모론과 궤를 같이한다. 최바울 선교사는 2016년 6월, 영국이 EU를 탈퇴했을 때에도 비슷한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최바울 선교사가 세운 인터콥은 세대주의 종말론에 근거한 과격한 선교 방식으로 선교 현장에서 물의를 일으켜 왔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파키스탄 중국인 선교사 살해 사건에 인터콥이 연관돼 있다고 발표했다. 최 선교사는 이날도 기자와의 대화에서 파키스탄 사건과 인터콥은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중국 선교사들 또한 인터콥을 배후로 보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통합·합신·고신 등은 인터콥에 대해 '참여 금지', '교류 단절' 등을 결의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2018년 2월, 신학 지도 3년을 받았던 인터콥을 2년간 사역 지도를 하겠다고 결정했다. 이때 많은 선교사가 더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반발했다.
최 선교사를 강사로 섭외한 배경에 대해, 자유한국당 국민소통분과 한 위원은 "분과 내 여러 위원이 문재인 정부가 동성애를 합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해 이번 포럼을 준비했다. 최 선교사를 강사로 내세운 건 위원장과의 친분 때문이다. 이단 혐의나 중국 정부 발표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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