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회 원로기자회견(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기독교회 원로기자회견에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명예회장인 김명혁 목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의 최근 발언과 관련된 원로들의 우려 등을 알리기 위해 열렸다. 2019.6.18 jeong@yna.co.kr(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18일 개신교 원로들이 최근 막말 논란을 부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를 한목소리로 비판하며 교계 참회와 변화를 촉구했다.
개신교 원로 9명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호소문을 발표하고 "전광훈 목사의 언행은 극단적, 적대적, 대립적 사고구조의 표본이자 그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극단적, 적대적 이념이나 신념을 기독교 신앙과 뒤섞는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전 목사가 세속적 욕망으로 정치에 나서려 한다면 교회, 교회기구를 끌어들이지 말고, 목사를 내세우지 말고 개인으로 나서라"고 요구했다.
원로들은 또 "한기총 대표회장의 정치 야욕적 망발은 한국 기독교회를 오로지 수치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며 "하나님의 이름을 빌려 낡은 극단적 적대 이데올로기를 내세우고, 기독교회와 교회연합 기구를 구태의연한 이데올로기의 도구로 추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일컫지 말라'는 십계명을 위반한 반성경적, 반복음적 폭거이고 신앙적 타락"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 교회의 대표성은 하나의 기구에 있지 않다. 한기총의 대표성은 현저히 약화됐다"며 "한기총은 전 목사 사태를 속히 해결하고 갱신해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언론에도 전 목사 보도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원로들은 "한국 교회 대다수는 이 일로 부끄러워하고 분노하고 있다"면서 "언론에서도 이 사태에 대한 보도에 신중을 기해주기를 부끄러운 마음으로 부탁한다. 희화거리가 주요 뉴스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회견에 참석한 전명금 한국기독교장로회 전 총회장은 "그분(전광훈)은 주사파가 청와대를 장악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공산주의자로서 간첩이라는 소리를 하는데 계속 보도가 되고 있다""며 "가짜뉴스를 보지 않듯이 이것도 보도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회 장로인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목사가 교회의 성직자 자격으로 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기에 금지하는 것"이라며 "적어도 교회와 교회 대표의 이름으로는 정치에 참여할 수 없다"며 전 목사의 정치적 언행을 꼬집었다.
김영주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원장 사회로 진행된 이날 회견에는 전명금 전 총회장, 손봉호 교수를 비롯해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 민영진 목사(대한성서공회 전 총무), 박경조 주교(대한성공회 전 의장), 신경하 감독(기독교대한감리회 전 감독회장) 등 9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회견 내내 전 목사가 불러온 막말 논란이 참담한 듯 굳은 표정으로 일관했다.
회견에서 발표한 호소문에는 개신교 내 다양한 교단의 목사 등 31명의 개신교 원로들이 동의해 이름을 올렸다고 회견 주최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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