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시설, 무리하게 성전 짓다가 결국 법원경매行”
올 상반기 종교시설 경매 물건 153개…전년 동기 대비 22.4% 증가
부동산 업자들 “종교시설 경매 나와도 낙찰 잘 안 돼”
종교계 “은행 빚으로 교회 크게 짓다 감당 안 되는 것”
[이데일리 유선준 기자] 종교계가 불황의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경매에 넘어간 종교시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계가 거액의 은행 빚을 지면서까지 대형 종교시설을 무리하게 지어 대출금을 못 갚고 불경기 탓에 신도들의 헌금마저 줄면서 이 같은 현상이 늘고 있다.
5일 부동산경매업체 부동산 태인에 따르면 전국 기준 올해 1월~6월 법원경매에 나온 종교시설(교회, 사찰 및 기타 종교시설 포함)의 총 물건 수는 153개다. 이는 지난해 1월~6월 총 물건 수 125개에 비해 22.4%가 증가한 셈이다.
경매에 나오는 종교시설 물건수는 ▲2008년 181개 ▲2009년 227개 ▲2010년 299개로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2011년 251개로 다소 감소한 뒤 2012년에는 272개로 다시 증가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53개에 달해 이러한 추세라면 지난해보다 늘어난 300개에 도달할 전망이다.
이 같은 현상은 2000년대 중·후반 부동산 활황기 시절에 대출을 받아 종교시설을 증축했거나 신축한 곳이 다수를 차지한다. 이 때 증축하거나 신축한 건물 중 원리금을 제 때 내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의 한 전도사는 “교회를 크게 지으라는 하나님의 말씀은 성경 어느 구절에도 없는데 이상하게 한국 교회들은 무리하게 빚을 내면서까지 교회를 확장한다”며 “이 여파로 나중에 빚더미를 안게 되고 또 교인들의 헌금도 줄어들면 교회를 어쩔 수 없이 경매에 넘길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하소연했다.
종교시설 경매 물건이 꾸준히 나오곤 있지만 종교시설 낙찰률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2010년까지 19~20%선을 보이던 낙찰률은 2011년 15.54%, 지난해 16.03%로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 1월~6월까지도 낙찰률이 15.69%를 기록했다.
실제로 지난 1일 감정평가액이 526억원에 이르는 경기도 성남시 충성교회가 법원 경매에 부쳐졌지만 입찰자가 하나도 나오지 않아 유찰됐다. 또 올해 감정평가액 기준으로 상위 10위권의 종교시설 중 낙찰된 곳은 단 2곳뿐이었다.
경기도 수원시 깊은샘수원교회(83억8575만원), 충북 충주시 봉은사(51억3240만원), 경기 남양주시 양지제일전원교회(46억7083만원) 등 대형 종교시설이 올해 경매에 넘어갔지만 입찰자가 아예 없어 취하되거나 유찰됐다.
서울 강남구 한 공인중개사는 “종교시설은 건물과 토지가 크고 넓어 단일 경매에서 속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