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이 기쁜소식선교회 박옥수 목사와 운화바이오텍 임원을 사기 혐의로 12월 13일 형사 고발했다. 사진은 대표 고발자인 전해동 씨가 고발장을 제출하기 직전 사진 기자에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뉴스앤조이 백정훈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사이비대책연맹)이 기쁜소식선교회(구원파) 박옥수 목사와 운화바이오텍(운화) 임원을 사기 혐의로 12월 13일 형사 고발했다. 박 목사와 운화 관계자들이 식품인 '또별'을 암 치료제로 홍보해 부당한 금전적 이익을 얻었다는 이유다. (관련 기사 : 또별, 식품이 '암 치료제'로 둔갑)

또별은 운화가 생산하는 식물 줄기세포가 함유된 식품 브랜드다. 그런데 박옥수 목사는 지난 2005년부터 여러 집회에서 또별을 암과 에이즈를 치료하는 약이라고 홍보했다. 운화도 기쁜소식선교회가 발행하는 소식지의 인터뷰 기사 등을 통해 또별이 암 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광고했다. 운화는 지난 2009년과 2010년에 '식품에 대하여 질병의 치료에 효능·효과가 있다는 표시, 광고를 했다'는 이유로 각각 영업정지 7일(검찰 기소유예)과 15일을 처분받았다.

사이비대책연맹, 기쁜소식선교회를 탈퇴한 전해동 씨 등은 지난 7월 5일 기자회견을 열어 박 목사와 운화가 또별을 과장 광고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들은 당시 고 김영희 씨의 사연을 피해 사례로 공개했다. 김 씨의 진술서와 자술 동영상에 따르면, 2009년 난소암 3기 진단을 받은 김 씨는 기쁜소식선교회 관계자들의 조언에 따라 병원 치료 대신 또별을 먹었다. 김 씨의 병세는 악화됐고 올해 5월 미국에서 숨졌다. (관련 기사 : 김 씨가 항암 치료를 거부한 까닭)

  
  
▲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은 고발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어 고발 경위를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운화 관계자들(아래 사진)은 "운화는 또별을 암 치료제로 광고한 적이 없다"며 반발했다. ⓒ뉴스앤조이 백정훈
사이비대책연맹은 고발을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7월 기자회견 이후에도 박 목사가 또별을 암 치료제로 광고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박옥수 목사와 운화 관계자들은 암 환자에게 식품인 또별을 복용하라고 권유했다. 이들은 또별로 암이 낫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자들이다. 이들이 제품을 과장 광고해 (암 환자들이) 치료 시기를 놓쳤다"고 했다.

운화는 사이비대책연맹과 전해동 씨의 주장이 허위라고 했다. 운화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장을 찾아와 사이비대책연맹과 전해동 씨를 비난했다. 이들은 "운화가 또별을 암 치료제라고 홍보하면서 판매했고, 이를 믿은 암 치료 환자가 치료를 중단하여 여러 명 사망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소란이 일어나자 사이비대책연맹 측은 운화 관계자들을 기자회견장에서 퇴장시켰다.

운화는 또별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전해동 씨와 이를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도 진행 중이다. <신동아> 9월 호는 박옥수 목사와 운화가 또별을 과장 광고했고, 박 목사와 운화의 권유에 따라 병원 치료를 포기하고 또별을 복용한 8명의 암 환자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운화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신동아> 9월 호의 판매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가처분을 기각했다. 법원은 "사건 기사의 주요 내용에 관하여 피신청인(<신동아>)이 의혹의 근거로 삼고 있는 내용들은 어느 정도 사실에 부합하는 사정들을 토대로 작성되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판매 금지 가처분이 기각되자 운화는 전해동 씨와 <신동아>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운화 도은진 팀장은 <뉴스앤조이>와 한 통화에서 "운화의 명예를 훼손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전해동 씨와 <신동아>를 고소·고발했다.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고 했다.

기쁜소식선교회 측은 박옥수 목사의 사기 혐의를 부인했다. 박 목사가 수차례에 걸쳐 또별을 암 치료제라고 광고한 것과 관련해 기쁜소식선교회의 한 관계자는 "어떤 사람은 또별을 먹고 효과를 봤다. 몸에 좋은 것을 약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박 목사의 말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