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뚱뚱(과비만)하다

세계는 뚱뚱(과비만)하다

복음제일교회 0 1,225 2021.01.21 22:37

대중문화

비만, 세계화와 함께 퍼진 질병 [연합]

`세계는 뚱뚱하다` 번역,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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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굶주림은 전 세계의 골칫거리이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비만 역시 전 지구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급속한 서구화로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아 문제에 시달렸던 개발도상국 국민까지 비만과 과체중의 위기에 처해 있다.

배리 팝킨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영양학 교수는 신작 '세계는 뚱뚱하다'(시공사 펴냄)에서 세계화와 비만의 관계를 파헤친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거주하며 인도, 중국, 러시아, 브라질, 필리핀의 생활양식과 비만을 연구해온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선진국에서, 1980년대 이후 개발도상국에서 급속도로 퍼진 비만 문제를 조명한다.

이 책은 비만과 과체중이 유전적인 요소보다 후천적인 생활방식에 기인한 것으로 전제한다. 저자는 가전제품과 교통수단의 발달로 신체 움직임이 많이 줄어든 문제도 지적하지만, 비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식생활의 변화를 꼽는다.

현대의 질병인 비만의 등장은 영양학의 탄생과 그 역사를 함께한다. 20세기에 접어들 무렵, 서구에서 영양학은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 잡았고 영양학자들은 동물성 단백질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고단백 동물성 음식 섭취에 불을 지른 것은 다름 아닌 동서 냉전이었다. 냉전 시대, 여러 국가는 경쟁적으로 튼튼한 시민 양성에 나섰다. 특히, 소련은 더 많은 고기를 먹여 '더 강하고 유능한' 소련인을 양성하려는 정책을 펼쳤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제조ㆍ유통업의 발달과 함께 시민의 일상 식습관도 바뀌었다. 음식점에서 슈퍼사이즈(supersize)와 세트 메뉴가 등장하고 식품산업도 판매량을 늘리려 상품을 패키지로 팔았다. 음료산업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사람들은 물 대신 고당분의 음료를 마시기 시작했다.

문제는 서구 선진국에서 그나마 점진적으로 이뤄졌던 식품 유통의 변화가 세계화 바람을 타고 개발도상국에서는 훨씬 급격히 진행됐다는 점이다.

다국적 대형마트가 현지의 신선한 청과 시장 자리를 빼앗았고 패스트푸드 체인은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토착화하면서 식생활을 바꿔놓았다.

현지인들은 전통적인 주식(主食)을 잃어갔다. 멕시코인들은 만드는 데 하루 네댓 시간을 보내던 토르티야 반죽을 더는 할 필요가 없다. 공장에서 만든 인스턴트 토르티야를 마트에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인들도 통밀로 만든 전통 차파티 대신 정제된 표백분 밀가루로 만든 빵을 산다.

세계무역기구(WTO)의 탄생과 함께 무역장벽이 낮아지면서 서구 식품ㆍ레스토랑 기업은 제3세계로 들어가기 더 쉬워졌고 비만은 더욱 손쉽게 개발도상국을 장악할 수 있게 됐다.

한국도 그 사례로 등장한다. 저자는 한국의 비만 인구가 소득 수준에 따른 예상치의 3분의 1에 그칠 만큼 건강한 나라였으나 WTO 가입 이후 채소 섭취가 줄고 비만이 급증했다고 소개하면서 "세계적으로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한국 요리들도 빠른 속도로 서구화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세계화에 반대하는 전문가들이 "지역 공동체로 돌아가자"는 해결책을 내놓듯, 저자도 해법을 공동체에서 찾는다. 이에 더해 자녀가 안전하게 걸어서 등하교하도록 돕기, 건강한 식습관 길러주기, 학교에서 정크푸드 금지하기 등은 지역 공동체에서 충분히 실효를 거둘 수 있는 소비자 운동이다.

물론 저자는 정부 정책의 변화도 촉구한다. 동물성 식품과 일부 작물에 치우친 정부 보조금을 없애고 가공식품 표시 방식의 허점을 보완하며 가공식품과 음료 산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목 '세계는 뚱뚱하다(The World is Fat)'는 세계화를 가리킬 때 쓰는 대표적인 문장인 '세계는 평평하다(The World is Flat)'를 비튼 표현이다.

신현승 옮김. 264쪽. 1만4천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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