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충격! 가족 동반 자살 | |||
<앵커 멘트> 30대 주부가 두 자녀를 살해한 뒤 본인도 자살을 기도했습니다. 생활고 때문이라지만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야 되겠습니까. 최광호 기자! 이런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구요.. <리포트> 네, 생활고나 신병 비관으로 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지난 주말에만 5건이나 발생했습니다. 30대 주부가 두 자녀를 목졸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가 하면, 50대 아들과 80대 노모가 독극물을 마시고 함께 숨지기도 했는데요. 과연 무엇이 이들을 이런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했는지, 사건의 자세한 내용 알아봤습니다.. 어린 두 자녀를 제 손으로 살해 한 30대 엄마! <녹취> 이웃주민 (음성변조) : "(애들한테) 엄청나게 잘했어요. 애들도 공주, 왕자처럼 키우고." <녹취> 이웃주민 (음성변조) : "애들을 최고로 자기가 키우고 싶어 했지." 그리고 80대 노모와 함께 음독을 한 50대 아들까지. <녹취> 이웃주민 (음성변조) : "노모도 나이가 많고, “내가 아들 때문에 못 죽는다”고 하더라고." 이들은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됐을까? 8살 난 딸과 4살배기 아들을 둔 서른 여섯 살 주부 박 모씨. 박씨는 평소 두 아이를 끔찍이 아꼈는데요. 하지만 지난 17일, 박씨는 이 방 안에서 두 아이를 목 졸라 숨지게 했습니다. 잠시 뒤 아이들의 뒤를 따라 가려던 박씨의 자살 시도는 패했습니다. <녹취> 노희균 반장(해운대 소방서 중동 119안전센터) : "애들은 침대에 두 명이 나란히 누워 있었고, 2명 다 확인 해 본 결과 사망상태로 추정이 되고.." 그녀는 두 자녀를 죽인 혐의로 곧바로 구속됐습니다. 조사 결과 사건 전날 박씨는 혼자 음독자살을 시도했었는데요. <녹취> 김정근(해운대 경찰서 형사 6팀) : "당시에 소주 한 병하고 (농약을) 같이 타서, 자살하기 위해서 마신 걸로 그렇게 판단이 됩니다." 하지만 독극물을 곧바로 토해내면서 1차 자살 시도는 실패했고, 다음날 새벽, 그녀의 2차 자살 시도가 이어졌습니다. <녹취> 김정근(해운대 경찰서 형사 6팀) : "이 나이론 끈으로 목을 매고 자살을 시도 하고 있을 때, 그 큰 딸이 그 광경을 목격하고, “엄마 왜 이러세요. 하지마세요. 죽으면 우린 어떻게 해요” 하면서.." 딸의 만류로 2번째 자살시도도 실패한 박씨. 하지만 딸 아이가 자신의 자살 모습을 목격했다는 사실에, 박씨는 아이들과 함께 목숨을 끊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녹취> 김정근(해운대 경찰서 형사 6팀) : "평생 (아이들) 가슴속에 아픔으로 상처로 남고, 그리고 엄마 없이 이 아이들이 어떻게 살겠느냐 (라는 생각에)..."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다름 아닌 생활고 때문이었습니다. 3년 전 남편의 실직으로 가정불화와 생활고에 시달려 왔다는 박씨. 급기야 대출금을 갚지 못해 아파트마저 지난해 경매에 넘어가고 작년 10월 작은 원룸으로 이사를 오게 됐다는데요. 더욱이 이달 초 남편이 어렵게 취직했지만 동시에 감원 대상에 포함되면서 박씨는 또 다시 절망에 빠졌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주민 (음성변조) : "작년에는 50만원씩 연체 되고 그랬거든요. 도시가스가. 수도세도 못내 가지고 한 1년을 그렇게 (살았어요)." 유서에는 그동안의 고통스런 심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는데요. 사고 당일 집을 비웠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남편은 죄책감과 허망함에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녹취> 박씨의 남편(음성변조) : "조용히 좀 있고 싶으니까 (그만 가주세요)." 이웃주민들 역시 안타까움을 토로했는데요.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생각지도 못했지. 그러니까 속으로 얼마나 앓았겠어요. 그냥 애기들 우유를 달라고 했으면 내가 줬지. 그렇게 힘든 줄 알았으면." 같은 날 충북 제천, 50대 아들 이 모씨와 80대 노모가 함께 목숨을 끊었습니다. <녹취> 경찰 (음성변조) : "아들이 먼저 유서를 써놓고 자살을 하니까 노모가 아들 죽은 걸 보고 ‘내가 이렇게 살면 뭐하나’ 이러고 따라서 농약 드시고 자살하신 것 같아요." 아들이 자살한 모습에 충격을 받은 노모가 아들을 따라 음독을 한 것이었는데요. 이들의 시신은 사망 며칠 뒤에야 이웃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가서 보니까 막 엎어져서 있더라고. 거기 보니까 죽었다고. 너무 놀라서. 지금도 엄청 놀랐어요." 25년 전, 교통 사고를 당해 다리가 온전치 않았던 53살 이씨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그동안 생활고에 시달려 왔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음성변조) : "2년 전인가 냉방에서 잤다니까 그 추운 겨울에. 땅 바닥에 이불 깔고 별짓을 다했어. 추워가지고 ..." 이런 아들이 애달팠던 노모는 80이 넘도록 아들을 돌봐왔는데요..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어머니도 나이가 많고, “내가 저거 때문에 못 죽는다.”고 하더라고." 이 씨는 최근 다리의 상처가 악화돼 아예 못 걸을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수술을 해도 걷지를 못 한다 그러니까, 그게 비관이 되었지. 80%가 수술을 해도 안 된다고 그러니까." 어려운 가정 형편에 앞으로 다리마저 못쓰게 돼 일을 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절망감이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불러왔습니다. 지난 주말, 이처럼 생활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는데요. 특히, 최근엔 자신 뿐 아니라 가족과 함께 동반 자살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와 실업난으로 이른바 신 빈곤층이 급증했기 때문인데요. <녹취> 이영실(성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중산층이 무너지는 것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굉장히 빠른 템포로 어떤 시스템을 가지고 정책적으로 도와야 되는데, 기초생활대상자 바로 위에 빈곤에 처해 있는 (사회 안전망)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은 지원을 받을 기회가 없어요." 서민들의 한숨을 더욱 깊게 만든 경제 불황과 보이지 않는 희망에 대한 절망감. 날씨가 추워지면서 이들의 겨울은 더 혹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 틈을 노린 죽음의 유혹이 더 확산되기 전에, 시급한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