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에서 수조원대의 주식을 보유한 재벌가 오너들도 수십억에서 수천억원대의 대출을 위해 금융기관에 담보용으로 주식을 맡겨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과 정의선 사장 부자와 두산 박용곤 명예회장 일가, 한화 김승연 회장 일가, GS 허창수 회장 일가 등이 자신의 보유 주식 수백억에서 수천억원 어치를 은행 등 금융기관에 담보로 맡겨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은 주식담보대출 관련 담보 제공 현황 등을 공시해야 하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알려지게 됐다.
세부적으로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51,800원 1,800 +3.6%) 827만주, 모비스 678만주를 담보로 제공해 뒀다. 이는 정 회장이 보유중인 현대차 주식의 73%, 모비스 주식의 100%에 해당된다.
또 정의선 기아차 사장도 보유중인
글로비스(52,100원 200 +0.4%) 주식중 130만,
기아차(7,300원 220 +3.1%) 686만주를 담보로 맡겨둔 상태다. 이는 정 사장이 보유중인 글로비스 주식의 11%, 기아차 주식의 99%에 해당된다. 이는 1월 평균 종가 가정시 9000억원을 상회하는 담보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사장의 주식 가치는 지난달 중순을 기준으로 할 때 2조4000억원대로 평가되고 있다.
두산 박용곤 명예회장을 비롯한 박용성-박용현-박용만 회장 등 두산 그룹 일가도 두산 주식 840여만주를 금융기관에 맡겨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지주회사 재편 과정에서 두산그룹 오너 자녀들이 지분 확보를 위해 대출을 받을 때 담보를 지원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대 중반의 한 두산 일가는
두산(91,800원 1,800 +2.0%) 주식 32만여주(297억여원 상당)를 담보로 제공해 둔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일가도 보유중인
한화(25,750원 950 +3.8%)의 주식 2372만9625주 중 40% 정도인 936만주가 담보로 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연 회장과 아내, 세자녀들이 보유중인 주식 936만주는 우리은행에 질권 설정돼 있다. 김 회장의 보유 주식은 4000억원대에 이른다.
김 회장 등은 자신의 한화 주식을 담보로 걸고 다른 계열사 주식을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허창수 GS그룹 회장 일가도 보유중인
GS(25,500원 250 +1.0%)홀딩스 주식 중 1199만9020주가 담보로 잡혀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차남인 정교선 현대홈쇼핑 사장도 보유중인 현대H&S 주식 중 9만주를 은행에 담보 설정했다.
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자녀들인 조현아-원태씨도 17억원 규모의 자금 대출을 위해 각각 우리은행에 6만여주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해 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