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니 임플란트가 공짜?

틀니 임플란트가 공짜?

복음제일교회 0 1,262 2021.01.13 18:15

"틀니·임플란트가 공짜? 세상에 이런 치과가…"

[인터뷰] '서울 이웃 린 치과' 홍수연 원장

기사입력 2009-02-28 오전 7: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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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 원짜리 틀니 치료가 공짜?

▲ 200만 원짜리 틀니 치료가 공짜? 정말일까? ⓒ프레시안
사례 1 : 서울 망원동에 사는 김점례(가명·73) 씨. 남편을 여의고 자식과 연락이 끊긴 지 오래다. 늙어서 혼자된 것도 서러운 데 거동까지 불편하다. 어려운 형편에 치아 관리를 제대로 못한 탓에 남아 있는 이도 거의 없다. 음식 먹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지만, 수백만 원이 든다는 틀니는 언강생심. 하루하루 굶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해 왔다.

치과를 언제 가 봤는지 기억도 안 나는 김 씨는 처음 치과를 가자는 얘기에 손사래를 쳤다. 모든 치료가 공짜라기에 "치료 받을 이도 없다"며 괜한 수고하지 말라고 면박을 줬었다. 우연찮게 구강 검진을 받을 기회가 있을 때 의사에게 치아을 보여주면 "틀니 치료가 필요하다"는 대답을 들은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몰라서 틀니 치료를 안 받는 게 아니었다.

이랬던 김 씨가 새해 들어서 매주 토요일마다 치과를 다니고 있다. 처음부터 범상치 않았다. 거동이 불편하다고 약속한 시간에 치과에서 차로 데리러 왔기 때문이다. 나중에 김 씨는 200만 원 넘는 틀니 치료를 공짜로 해준다기에 크게 놀랐다. 지금 김 씨는 만나는 사람마다 이 '이상한' 치과 자랑하기에 바쁘다.

사례 2 : 서울 당산동에 사는 이영수(가명·40) 씨. 이 씨는 현재 실직자다. 이랜드그룹의 한 대형 할인매장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을 요구하며 510일 동안 이어졌던 장기 파업 과정에서 해고된 게 벌써 1년 2개월 전이다. 자신의 희생이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에 일부 기여했지만, 먹고살 생각만 하면 막막하다.

특히 더 신경 쓰이는 것은 바로 치아. 파업 중에 시원치 않던 이가 하나 없어진 것도 모자라서 지난 연말부터 또 다른 이가 뿌리까지 썩었는지 치통이 말할 수 없이 심하다. 실직을 한 형편에 수백만 원이 들어갈 게 뻔한 치과 치료를 받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치통이 오면 진통제를 먹는 게 이 씨만의 대응이었다.

이랬던 이 씨도 새해 들어서 매주 토요일마다 치과를 다니고 있다. 치통의 원인을 제거하느라 50만 원 상당의 신경 치료를 받는 것도 호강인데, 200만 원 상당의 임플란트 치료까지 받고 있다. 놀랍게도 모든 치료는 공짜다. 이 씨는 치아 치료만 끝나면 본격적으로 새로운 직장을 구해볼 생각이다. 치통이 없어지니 모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평일은 '강남 치과'? 주말은 '공짜 치과'!

지어낸 얘기가 아니다. 이런 믿지 못할 일이 지난 1월 17일 공식 개원한 서울 동교동 '서울 이웃 린 치과'(원장 홍수연)에서 진행 중이다. 이 치과는 환자를 받기 시작한 지난 1월 5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마포구 인근의 소외계층을 상대로 무료 진료를 하고 있다. 김 씨, 이 씨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무료 진료의 내용도 파격적이다.

구강 검진, 충치 치료 등 간단한 치료만 하는 게 아니라 틀니, 임플란트, 교정 치료 등 수백만 원짜리 치료를 돈 한 푼도 안 받고 진행 중이다. 이런 고가의 치료를 공짜로 받고 있는 환자만 벌써 5명. 앞으로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도대체 이 치과의 정체는 뭘까? 지난 24일 오후 7시 서울 이웃 린 치과를 무작정 찾아갔다.

동교동 로터리 한복판의 고층 건물 10층에 위치한 이 치과에 들어서자마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훨씬 더 컸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서대문구, 마포구 인근의 치과 중에서 제일 큰 규모다. 시설도 고가의 시술을 전문으로 하는 강남의 치과 뺨친다. 전국에 5대밖에 없다는 수억 원대의 치과 전용 CT 촬영기가 얼른 눈에 띄었다.

▲ 시설도 고가의 시술을 전문으로 하는 강남의 치과 뺨친다. 전국에 5대밖에 없다는 수억 원대의 치과 전용 CT 촬영기가 얼른 눈에 띄었다. ⓒ프레시안

이 정도 규모, 시설이면 말 그대로 '기업'이다. 실제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4명의 의사가 상주하면서 진료를 한다. 평일의 이런 모습을 소외계층을 상대로 한 토요일의 무료 진료와 연관을 짓기는 쉽지 않았다. 한창 진료 중인 홍수연 원장에게 인터뷰를 청했다.

누구나 찾아가 최상의 진료를 받는 치과

▲ 지난 1월 17일 공식 개원한 서울 동교동 '서울 이웃 린 치과'의 홍수연 원장. ⓒ프레시안
- 한 치과에 두 가지 모습이 있다. 평일과 주말이 연결이 잘 안 된다.

"인도에 아라반드 안과 병원이 있다. 이 병원은 똑같은 최고급 시설과 의료진을 갖춘 이웃한 병원 두 곳을 운영 중이다. 한 곳은 비싼 진료비를 받으면서 가장 부유한 이들을 상대로 진료를 한다. 다른 한 곳은 공짜로 가장 가난한 이들을 상대로 진료를 한다. 이런 아라반드 병원과 같은 치과를 한 번 만들어보자, 이런 생각에서 시작했다.

항상 이런 욕구가 있었다. 지금은 누구나 병원을 돈벌이를 최우선으로 하는 '영리법인'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원래 우리나라에서 병원은 법적으로는 공익을 우선해야 하는 '비영리법인'이다. 이런 비영리법인의 모습에 걸 맞는 병원의 모델을 한 번 세상에 보여줄 수는 없을까? 바로 이런 고민을 하다가 아라반드 병원이 떠올랐다.

의사는 최고의 시설에서 최상의 진료를 환자에게 해주고, 환자는 자신의 형편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병원. 이런 병원이야말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용인할 수 있는 병원의 최선의 모습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직접 실험을 해보기로 한 것이다. 2008년 중반부터 한 6개월 준비를 해서 올해 초에 개원을 했다."

- 소외계층을 상대로 한 토요일 무료 진료부터 일단 시작한 건가?

"그렇다. 토요일에는 3명의 객원 의사가 진료를 담당한다. 모두 각자 일하는 병원이 따로 있는 의사들이다. 이 병원의 취지에 공감해서 보수를 따로 받지 않고 주 1회, 혹은 월 1회씩 진료를 담당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이 찾아온 환자에게 틀니, 임플란트, 교정 치료 같은 치과에서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진료를 제공한다.

환자는 마포희망나눔, 민중의집과 같은 지역 단체에서 실사를 거쳐서 우리에게 추천을 한다. 주로 홀로 사는 노인, 소년소녀 가장, 경제적 곤란을 겪는 장기 파업자 등이 우선적인 진료 대상이다. 개원한 지 두 달 정도 됐는데, 이런 범주에 속하는 이들 5명이 한창 진료를 받고 있다."

▲ "이 병원의 취지에 공감해서 보수를 따로 받지 않고 주 1회, 혹은 월 1회씩 진료를 담당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이 찾아온 환자에게 틀니, 임플란트, 교정 치료 같은 치과에서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진료를 제공한다." ⓒ프레시안

동네 사랑방이 되고픈 문턱 낮은 병원

- 토요일 무료 진료를 잇는 다른 계획도 있나?

"아까 평일과 주말이 연결이 잘 안 된다고 했는데, 사실 평일도 다른 치과와는 좀 다른 식으로 운영된다.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 없지만 진료비를 받는 내부 가이드라인이 있다. 즉 평일에도 환자의 경제 상태에 따라서 다른 진료비를 청구할 예정이다. 일정 소득 이하의 환자에게는 할인된 진료비가 적용된다.

더 나아가서 일단 손익 분기점을 넘기는 순간 이 치과를 장학 사업과 같은 여러 가지 공익사업을 할 수 있는 법인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 치과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익은 마포구를 중심으로 한 사회, 문화, 교육 사업에 쓰이도록 할 예정이다. 이미 세미나실 등 병원 시설을 지역의 시민·사회단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것도 이런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실제로 이 치과의 시설 좋은 세미나실은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 3월부터 매주 월요일 저녁에 이곳에서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마르크스 <자본론>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상대 정치경제학대학원의 석·박사 과정 학생을 상대로 한 이 강의는 관심 있는 일반인도 청강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개원한 지 두 달도 채 안 된 지금도 내부 교육이 없는 날에는 지역의 온갖 시민·사회단체가 이곳에서 회의, 강연 등을 진행한다. 홍수연 원장은 "애초 병원을 구상할 때부터 단순히 아프면 찾는 곳이 아니라 문턱이 닳도록 지역 주민이 드나들 수 있는 동네 사랑방을 염두에 뒀다"며 "그 구상에 딱 맞는 모습"이라고 흡족해했다.

환자, 의사가 같이 행복한 병원

▲ "이 치과의 비전을 전혀 알지 못하는 환자라도 한 번 치료를 받고 보면 다시 찾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몇 달간 고전하겠지만 성공할 자신이 있다." ⓒ프레시안
이젠 찬물을 끼얹을 때다. 듣기만 해도 신이 나는 계획이었지만 수익이 나지 않으면 모두 꿈일 뿐이다. 시작했다가 현실의 벽, 특히 돈 문제에 부딪혀 좌절된 꿈이 부지기수로 많지 않던가? 일단 두 달간의 성적이 궁금했다. 이 치과는 '간 크게도' 두 달간 광고는커녕 간판도 달지 않았다. 불황을 맞아 이른바 문 닫는 '동네 치과'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최악의 성적은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기대 이상이다. 광고, 간판이 없는데도 입소문만 듣고 찾아온 손님이 꽤 된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이 치과는 최고의 인력, 시설을 갖춘 병원이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이 치과의 비전을 전혀 알지 못하는 환자라도 한 번 치료를 받고 보면 다시 찾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몇 달간 고전하겠지만 성공할 자신이 있다."

이런 홍수연 원장의 꿈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그의 경력을 검토하다 눈에 띄는 게 있었다. 그는 지난 2006년 탄생 111주년을 맞은 인도의 사상가 비노바 바베(Vinoba Bhave·1895∼1982)를 국내에 알리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했었다. 토지 공유 운동으로 유명한 간디의 제자 바베는 인도에서 진정한 성자로 존경을 받는 사상가이다.

바베는 20여 년 동안 인도 전역을 맨발로 걸어 다니면서 땅이 없는 가난한 이들과 6분의 1의 토지를 공유하자고 지주에게 호소해 큰 반향을 얻었다. 그는 이 운동으로 기부 받은 400만 에이커의 땅에서 가난한 이웃과 함께 노동을 하면서 평생을 살다가 1982년 삶을 마쳤다.

- 비노베 바베를 국내에 소개하는 데 열심이었다. 이 치과 개원도 바베의 사상과 연관이 있을까?

"지금도 가장 존경하는 이라면 바로 비노바 바베다. 글쎄, 이 치과를 준비하면서 특별히 바베를 의식하지는 않았다. 다만 바베가 나에게 가르쳐준 건 이런 것이다. 68 혁명의 구호이기도 한데, '당신이 어떤 세상을 꿈꾸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지금부터 그 꿈꾸는 세상에 걸 맞는 모습으로 살아라.' 바로 이렇게 살다보니 지금의 치과 개원까지 오지 않았을까."

실제로 홍수연 원장은 2006년 한 자리에서 바베의 사상을 놓고 이렇게 얘기했다. "토지를 헌납 받아 재분배하는 운동은 부자와 빈자, 모두를 위한 혁명이다. 왜냐면 땅을 가진 자들이 그 땅을 스스로 경작하지 않고, 땅을 경작하는 자들이 그 땅을 소유하지 못한다는 것은 대단히 큰 모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지 못하고, 환자가 의사의 진료를 받지 못하는 현실도 비정상적이다. 홍 원장의 실험은 바로 이런 비정상적인 현실을 개선해보려는 또 다른 시도일지 모른다. 그는 바베의 실험을 자기 방식대로 진행 중이다. 그의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성패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는 지금 또 다른 희망을 보고 있다.

▲ 그의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성패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는 지금 또 다른 희망을 보고 있다. ⓒ프레시안

후기 : "서울 이웃 린 치과에서 무료 진료를 받으려면…"

28일 기사가 발행된 뒤, 서울 이웃 린 치과의 홍수연 원장이 황급히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가 폭주해 정상적인 치과 운영이 어려울 지경이랍니다. 특히 토요일 무료 진료를 받을 수 있는지를 묻는 전화가 많답니다. 제대로된 치과 진료가 필요한 소외계층이 얼마나 많은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기사에 확실히 언급을 하긴 했습니다만,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토요일 무료 진료를 받을 환자는 서울 린 치과에서 선정하지 않습니다. 가장 시급히 진료가 필요한 이들이 먼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마포희망나눔, 민중의집과 같은 지역 단체에서 직접 실사를 한 뒤 선정해, 서울 린 치과에 추천합니다.

프레시안으로 서울 린 치과의 정확한 위치를 묻는 전화도 많습니다. 현행 의료법은 기사를 이용한 병원 광고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즉, 기사에 전화 번호와 같은 상세한 병원 정보가 들어가선 안 됩니다. 자칫 기사를 이용한 소비자를 현혹할 병원 광고가 남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역시 기사에 명시한 대로 '동교동 삼거리의 한 건물에 있다'는 내용 이상의 상세한 병원 정보는 공개하기 어렵습니다.

/강양구 기자,여정민 기자 메일보내기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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