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와 가자미의 논쟁
다음 우화는 어디에서 퍼온 이야기를 가다듬은 것입니다.
꽁치와 가자미가 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꽁치는 태평양, 대서양등 넓은 바다를 다녀온 바 있는 견문이 넓은 여행가였고 가자미는 세계에서 가장 깊다는 태평양 매리애나 해구를 정복한 바 있는 유명한 탐험가였습니다
가자미가 말했습니다. "내가 그동안 경험한 바로는 바다는 아주 깊다은 곳이야. 며칠을 두고 내려가야 겨우 겨우 바닥에 닿을수 있지." 이 말을 들은 꽁치가 대답했습니다. "아니야. 바다는 넓은 곳이야. 대서양, 태평양 등 많은 바다가 있는데 대서양 하나만건너려 해도 몇 달씩이나 걸리지. 바다는 한마디로 넓다고 해야 옳지"
가자미와 꽁치는 서로의 주장이 맞다며 다투다가 많은 고기들을 불러 모아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많은 고기들이 모이자 꽁치가 먼저 단상에 올라가 "여러분! 예전부터 끝없이 넓고 큰 바다를 망망대해라고 했습니다.. 이 망망대해가 우리에게 내려진 것은 신의 은총이며 축복인것입니다. 이 넓은 바다를 아끼고 사랑하시는 여러분, '바다가 넓다'는 저의 의견에 많은 찬성을 부탁드립니다."
이어서 가자미가 단상에 올랐습니다. "저는 깜깜한 바다 밑을 다녀온 바가 있습니다. 그래서 바다가 얼마나 깊은지 알고 있습니다. 의심나시는 분은 저와 깊은 바다 밑을 다녀봅시다." 여기저기서 두 사람의 의견에 찬성하는 박수 소리가 들렸습니다.
개표결과 바다가 넓다고 결정되었습니다. 많은 어류회원이 꽁치에게 축하 인사를 하였다. 가자미는 힘없이 회의장을 빠져나와 바다가 깊은 줄을 모르는 고기들의 어리석음을 생각하며 한숨을 쉬며 원망하며 살다 죽었습니다.
바다가 넒은 줄만 아는 꽁치나 깊은 줄로만 아는 가자미나 어리석기는 마찬가집니다. 바다는그들이 경험한 것처럼 몇 달을 달려 끝에 도달할 수 있는 곳이 아니며 며칠을 내려가 도달할 수 있는 곳도 아닙니다. 바다는 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깊고 넒은 곳일 뿐입니다.
가자미나 꽁치는 깊이나 넓이라는 하나의 잣대만을 주장한데 문제가 있었고 다수결로 진리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주장하는 의견들을 듣고 있노라면 가자미와 꽁치의 어리석은 주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보라는 잣대로 보수를 비난하고, 보수라는 잣대로 진보를 나무랍니다. 그러나 보수와 진보는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함께 어울려 균형을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상생(相生)이란 바로 이러한 균형감각을 갖는 것이라 믿습니다..
어리석은 자들아 너희는 명철할지니라 미련한 자들아 너희는 마음이 밝을지니라 너희는 들을지어다(잠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