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대 전환

문명의 대 전환

복음제일교회 0 1,568 2021.01.12 08:17

문명의 대전환과 새로운 삶의 양식


김성재 (한신대 기독교교육학과 교수, 전문화관광부 장관)


1.머리말

사람이 짐승과 다른 것은 미래의 빛에서 과거를 성찰하고 새로운 오늘을 사는데 있습니다. 따라서 어제보다 새로운 오늘을 사는 것이 사람다운 존재양식입니다.

우리가 2006년의 새해를 맞았지만 사실 2005년 12월 31일과 2006년 1월 1일은 일상적인 측면에서 보면 단지 하루의 차이일 뿐입니다. 그런데 하루 차이를 새로운 1년의 차이로 느끼는 것은 사람의 마음과 생각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새해를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따라 하루 차이도 안날 수도 있고, 1년이 아니라 10년 또는 인생 전체가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 세계 인류는 20세기를 지나고 21세기, 제3 밀레니엄 시대를 맞이하면서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문명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지나온 농경사회와 산업사회를 넘어 새롭게 전개되는 문명은 크게 세 물결로 밀려오고 있습니다. 지구화-세계화와 정보화 그리고 문화화입니다. 먼저 이 새로운 문명의 성격이 무엇인가를 살펴본 후, 이런 변화에 따른 새로운 삶의 존재 양식에 대해 말해 보겠습니다.

2.지구화 문명

‘지구화(globalization)'라는 말은 20세기 후반, 특히 1960년대부터 교통과 통신의 혁명적 발달로 인해 지구전체가 1일 생활권이 되면서 서서히 등장하더니 이제는 오늘의 세계를 인식하는 중심 개념이 되었습니다. 지구화, 세계화는 전통적인 국민국가 시대를 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영역에서 새로운 지구적 생활양식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지구마을(global village)’이라는 말이 상징적인 것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습니다.

지구화와 지구마을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지금까지 서구중심으로만 생각했던 지구와 세계를 전지구적 지평에서 다시 인식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그동안 서구에 의해 조작되고 은폐되고 제거되었던 3/4세계를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했고, 지구 구석구석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세계 인식의 변화에 따라 이제는 서구․강대국 중심의 문화적 지배에서, 비서구․약소국과 소수민족들의 문화가 존중되는 다원문화의 생활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서구의 눈으로만 바라보던 세계를 전 지구적인 다양한 관점의 눈으로 보고, 특히 자기 눈으로 자기가 속한 사회와 세계를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지구화는 현대사회와 세계질서를 재형성하는 급격한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변화의 중심 추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 사람들은 국제와 국내, 외치와 내치가 명백히 구분되지 않는 세계에 새롭게 적응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이제부터는 모든 것을 지구적으로 인식하고 사고(Thinking Globally)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1989년 구소련의 해체와 동구사회주의국가들의 붕괴이후 세계는 하나의 자본주의 시장체제가 되어, 적어도 경제면에 있어서는 국경의 의미가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무한경쟁의 지구화, 세계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이런 무한경쟁의 세계화는 새로운 기회를 주는 것과 동시에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부익부 빈익빈을 더욱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세계화에 대한 반대운동이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화를 반대한다고 과거 국가주의 시대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국가주의가 빈부 격차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빈부문제를 지구화, 세계화 과정에서 해결하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세계화는 빈자, 약자들에게 위기이지만 동시에 기회도 됩니다.

그러므로 과거 국가민족주의, 서구중심주의 의식과 생활양식을 지구적 차원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전지구적 학습을 새롭게 해야 합니다. 세계와 경쟁하면서 동시에 세계와 협력하며 사는 새로운 존재양식을 습득해야 합니다. 지구화 시대는 자기 문화의 주체성과 정체성을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면서 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교류를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렇게 하지 못하면 살아갈 수도, 존재할 수도 없습니다.

이런 세계화 시대에 우리나라는 한편에서는 세계화를 적극 추진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반대하는 모순적인 사회적 갈등을 심각하게 겪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고 오랫동안 외세의 침략을 받아왔기 때문에 배타적 민족주의 의식이 강합니다. 특히 일제식민지 강점의 뼈아픈 경험 때문에 국가적 민족주의 의식이 강합니다. 이에 따라 우리 국민들의 상당수는 지구화에 대해 부정적이고, 시민운동과 진보세력들은 지구화에 대해 적극 반대하고 매우 비판적입니다.

그러나 가난했던 우리나라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것은 세계화로 인한 것입니다. 수출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한 우리나라 경제의 해외 의존도는 70%가 넘습니다. 따라서 세계화를 하지 않으면 경제 발전을 물론 생존도 어렵습니다. 이제는 세계 각국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작년에 칠레와 FTA를 체결하고 이어서 일본, 미국, 아세안 국가들과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세계와 경쟁하면서도 협력하며 더불어 사는 새로운 지구적 의식과 삶의 양식을 형성해 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3.정보화 문명

오늘 세계는 지난 300여년간 인류의 삶을 지배하던 산업사회가 쇠퇴하고 정보화시대가 급격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혁명적 발전에 따른 정보화의 변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광속의 시대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동안 인간은 산업사회, 자본주의 경제 발달 속에서 토지와 자본, 그리고 노동이라는 단순한 물리적인 자산의 증대에만 관심을 두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노동력이라는 하나의 물질적 요소로 전락하였습니다. 또한 산업사회는 공업사회로서 인간을 한낱 기계의 부품처럼 취급했습니다.

그러나 정보화 사회는 산업사회와 달리 자본, 자원, 노동력 등 물질이 모든 힘의 근원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가 경제의 근원이고 모든 힘의 원천인 사회입니다. 따라서 정보화 시대는 물질의 소유 그리고 기계적인 사회적 적응 능력보다 사람의 지적 능력, 특히 창의적 능력이 더 중요한 인간중심의 시대입니다.
정보화로 인한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우리가 가진 모든 것들을 비트의 세계로 전환시킵니다. 모든 것은 디지털로 제작되고 유통되며 소비됩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과거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정보와 지식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혁명적인 폭발을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지구지식의 총량이 1년에 두 배씩 증가한다고 합니다.

이런 정보와 지식의 급증과 세계에 대한 인식 변화 및 이에 따른 관점의 변화 때문에 과거의 많은 지식들이 잘못된 것으로 판명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오늘의 세계 변화에 새롭게 적용되고 응용되지 않는 과거의 단순한 지식은 무가치할 뿐 아니라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창출하는데 방해가 됩니다.

이러한 지식 환경의 변화에 따라 교육환경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학교에서 지식을 생산했지만 이제는 학교 밖 사회에서 더 많은 지식이 생산되고 유통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과 다양한 매체 환경의 발달로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 사회에서 더 많은 정보와 지식을 필요에 따라 언제 어디서나 습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회자체가 학습사회가 된 것입니다.

이제는 특정한 시간과 공간 안에서 학습하고 일하는 3차원의 세계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언제 어디서나 학습하고 일할 수 있는 4차원의 유비쿼터스 세계에서 생활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습니다.
또한 과거의 학교교육은 지식 그 자체가 목적이었지만 정보화시대에 지식은 도구입니다. 이것은 실제 생활에 필요한 지식이 아니면 지식으로서의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계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지식의 내용이 달라지고 양적으로도 폭발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과거 학교에서 배운 특정한 지식을 많이 아느냐 모르느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식의 양적인 규모보다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생산해 낼 수 있는 근원으로서 창의력이 중시되는 세상으로 변했기 때문에 ‘내용중심의 지식’(Subject Knowledge)보다 방법과 관련된 지식 곧 ‘지식형성프로세스’(Process Knowledge)가 더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보화 사회는 창의적 사고와 함께 네트워크 능력이 중요한 사회입니다. 따라서 하드웨어적인 자산을 구축하는 것보다는 지식의 창조와 개체와 개체를 연결하는 접속과 네트워크가 중요해지고, 소유 그 자체보다는 그것의 이용을 위한 접근성과 접속 가능성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그래서 교육에서 IQ를 중시하다가 EQ를 중시하고 오늘에는 네트워크 능력 곧 NQ를 강조합니다.

다른 한편 소유보다는 접속과 이용이 중요시되는 디지털 사회에서 우리는 한정된 자원을 배분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됩니다. 남의 것을 빼앗아 내가 소유해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는 소유에 있어서의 ‘제로섬'(Zero-sum) 관계가 네트워크를 통한 상호공존과 공유가 가능한 '윈-윈' (win-win) 관계로 변모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정보격차‘(Digital Divide)에 대한 문제만 잘 대처해 나간다면, 이전에 물질적 자산을 소유하지 못했던 가난한 계층과 나라들도 부요하게 잘 살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우리는 이것을 우리나라와 아일랜드, 인도 등에서 잘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과거에 세계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산업화에 뒤져 일제식민지로 전락하여 지난 100년을 가난 속에 식민지, 분단해방, 전쟁, 군사독재 등의 비참한 역사를 살아왔지만, 이제는 정보화를 통해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7년 IMF외환위기를 맞아 국가부도사태에 직면했을 때 한편으로는 구조조정을 통해 개혁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정보화를 적극 추진했습니다. 이 결과 현재 우리나라는 정보화에서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 정보화가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이 됨과 동시에 우리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보화시대에 맞게 학습, 일, 생활양식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적 능력을 계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사회자체가 학습사회이기 때문에 학습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특정한 학교지식보다 일과 실생활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학습해야 합니다. 일과 학습의 분리가 아닌 통합적 실사구시(實事求是), 무실역행(務實力行)의 학습을 해야 합니다.

4.문화화 문명

문화란 비단 예술이나 문화재 같은 것만을 지칭하지는 않습니다. 문화는 인간이 자연에서 벗어나 역사를 통해 만들어온 문명과 그 밖의 모든 총체적인 자산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문화란 인간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근원이며, 인간이 자연의 일반 생명체와는 다른 인간만의 독창성을 발휘하면서 인간답게 자기를 표현하고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랜 역사 속에서 인간은 다양하고 수많은 모습의 문화들을 만들어왔지만, 역설적으로 근대 사회와 현대 물질문명의 발전 속에 오히려 인간이 문화로부터 억압당하고 소외되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문화의 시대’란 이처럼 자신이 만들어낸 문화로부터 억압당하고 소외되어온 인간이 인간의 존재다움을 되찾고 문화의 중심에 다시 서게 하는 시대를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문화의 시대’란 특정한 성, 인종, 지역, 나라, 계층에 대한 지배 수단으로서의 문화, 또는 자연정복의 문화가 아니라 개개인들의 존엄성이 존중되는 바탕 위에서 각기 다른 다양한 문화의 수용과 조화 그리고 자연과 생명의 유기체적 관계로 상생하며 인간다운 본래적 가치를 창출해 가는 새로운 문명의 시대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문명의 전환으로서 문화의 시대에 새롭게 생성되어지고 있는 가치들은 이제까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많은 권력과 가치들을 전복시킵니다. 먼저,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자연에 대한 파괴를 일삼던 것이 생명에 대한 존중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과학기술, 특히 생명공학의 발전은 인간으로 하여금 모든 생명을 조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게 됨으로써 도리어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관심과 가치를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제는 인간이 문명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자행해오던 갖가지 폭력에 대한 반성을 통해 자기와 다른 사람들 특히 약자들 그리고 자연과 함께 사는 새로운 생명문화를 창조해 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정복중심의 가치관 속에서 강한 것이 약한 것을 누르고 지배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라고 믿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강한 것이 약한 것을 아우르고 북돋아 함께 공존하는 것이 인류가 실현해야 하는 진정한 지향점이라는 가치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미 ‘정복과 지배’로 대변되던 ‘남성적인 가치관’에서 ‘공존과 평화’라는 ‘여성적인 가치관’으로 문명이 전환되고 있습니다. 또한 백인, 서양, 제 1세계 중심의 문화적 지배에서 유색인, 동양, 3/4세계의 다양한 문화가 존중되고,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사는 문화 다양성의 삶의 양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명의 전환에 따라 개별 문화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면서 세계적 보편성, 다양성을 적극 수용하고 창조적으로 발전하지 않으면 사라질 운명에 처하게 됩니다.

다른 한편 문화의 시대가 전개됨에 따라 오늘의 세계경제는 전통적 제조업경제에서 문화경제로 급속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경제가 문화소비를 촉발했지만 지금은 문화가 경제를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문화의 힘이 얼마나 큰가를 지난 2002년 월드컵을 통해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당시 세계 유력 언론들은 “우리는 월드컵을 통해 축구를 본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보았다”고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가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최근 급속하게 세계 각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류의 열풍은 우리나라 문화상품의 가치와 경쟁력 제고만이 아니라 우리 민족과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모든 기업들과 수출상품의 가치와 경쟁력을 높이는데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런 변화에 따라 지금까지 우리는 정치경제사적인 패러다임만으로 한 사회를 해석하고 그 사회의 미래를 점쳐왔지만, 이제는 정치경제학적인 패러다임만으로는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와 한 사회의 흐름을 모두 해석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성장과 발전이 아닌, 인간의 내적 욕구와 욕망 그리고 그것의 발현 정도와 발현 형태가 오히려 더 중시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문화를 통해 한 사회를 평가하고 미래를 전망할 수 있어야 하며, 하나의 역사를 해석하고 이해하는데 있어 문화를 가장 유력한 기준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근대주의의 이성절대주의와 기계론적 세계관을 넘어 세계를 통전적이고 유기제적으로 지각(perception)하는 생물학적 세계관의 시대에서 문화적 감수성은 단지 문화적 영역에서만이 아니라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발전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최근 교육에서 지능지수(IQ)보다 감성지수(EQ)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문화는 정치, 경제, 사회 등 역사속의 다른 차원들과 관계 맺지 않은 순수한 결정체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문화는 그것을 통해 사회의 거대한 면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문화로 본 새로운 역사는 우리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것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이제는 문화의 이니셔티브 아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새로운 사회를 이끌어갈 문화적 역량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문화적 능력이 없는 사회는 빈곤한 사회, 인간 없는 사회로 분류되고, 문화적 능력이 없으면 경제적 가치의 창출은 물론 인간다운 삶도 곧 한계에 다다르고 마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문화화의 관점에서 학습과 일과 생활양식을 새롭게 변화, 발전시켜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5천년의 문화를 보고로 가지고 있는 문화국가이기 때문에 잠재된 문화적 역량이 무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나라는 세계에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는 서구문화에 식민화되어 우리문화를 보물로서가 아니라 천하게 여기고 부끄럽게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이런 문화적 식민의식을 넘어서서 우리문화를 학습과 일과 생활에서 창조적으로 발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만이 우리가 발전하고 인간답게 사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5.새로운 삶의 존재 양식

새로운 문명에 따른 새로운 삶의 양식은 이미 앞에서 논의한 새로운 문명의 이해와 관련하여 많은 부분이 언급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내용에 대한 정리와 함께 보다 구체적으로 이것들을 생활화하여 습관처럼 일상화되어야 할 삶의 양식을 몇 가지 제시하려고 합니다.

첫째로, 무엇보다 새로운 문명사회, 곧 지구화, 정보화, 문화화의 성격과 내용에 대한 학습을 지속적으로 생활화해야 합니다. 이것은 학교에서 하는 학습이 아니고, 학교에서 할 수도 없습니다. 학교는 과거 산업사회에 매어있기 때문에 이런 새로운 문명의 학습을 할 수 없습니다. 이미 교육에서 과거와 같은 “가르침”이란 단어는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구와 세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지식과 정보가 혁명적으로 변화하고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새로운 변화와 이에 따른 지식과 정보를 지속적으로 배우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습니다. 오늘의 사회를 학습사회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학습사회에서는 자주적이고 능동적으로 독서와 인터넷, 그리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학습을 일상화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도 살아남을 수도 없습니다.

둘째로, 새로운 문명사회는 창의적으로 생각하며 사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과거 산업사회는 인간을 기계처럼 취급했기 때문에 주어진 교육과 일에 생각 없이 적응을 잘하는 사람이 유능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창의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창의력은 가난하고 어렵고 힘든 것을 해결하려는 노력과 의지에서 생겨납니다. 현실세계에 만족하는 사람은 창의력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리고 창의력은 인간내면으로 들어가는 사색, 명상에서 솟아납니다. 또한 창의력은 상상력과 서로 다른 것을 비교 분석하고 판단할 줄 아는 능력에서 신장됩니다. 자기와 다른 사람 및 다른 생각을 차별하고 배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장과 세계를 인식하는 다른 관점을 이해하는데서 창의력은 풍부해집니다. 사람이 글을 읽고 쓰는 것을 배우는 것은 글을 잘 읽고 잘 쓰는 기능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사회와 세계를 잘 읽고 잘 쓸 줄 아는 능력, 곧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능력과 사회와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셋째로, 지금까지는 학습과 일과 생활을 따로 분리해서 했지만 이제는 통합적이고 네트워크적으로 해야 합니다. 이런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지금은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이고,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과거에 안주하려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청년실업이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학교교육이 과거 산업사회적 지식만을 가르치고 빠르게 변화하는 새로운 문명에 대한 이해와 새로운 직업세계를 이끌어갈 능력을 학습하게 하고 훈련시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는 졸업장 또는 학위라는 제도적 가치 때문에 학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로는 학력이 아니라 일의 세계와 실제 생활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 그리고 이것을 통합, 네트워크 하는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넷째로, 새로운 문명사회는 물질중심이 아니라 인간중심 사회이기 때문에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 사람을 존중하는 생활을 해야 합니다. 과거 산업사회는 눈에 보이는 물체만 실재로 인식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사람의 정신세계와 영적인 요소는 무시했습니다. 사람을 물체로만 가치 평가해서 물질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이나 육체적 능력이 없는 사람은 사람 취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사람의 정신적 가치, 인격적 가치가 더 중요합니다. 따라서 사람의 영적, 정신적 세계를 다루는 종교생활과 문화예술적인 생활이 필요합니다. 눈에 보이는 물질의 소유에 집착해서 울고 웃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인격적 가치를 가지고 다른 사람과 더불어 즐겁게 살고, 좋은 일하며 살고, 보람 있게 살아야 합니다.

다섯째로,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내일을 오늘로 살아야 합니다. 사람은 어제, 오늘, 내일의 순서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일에서 어제를 성찰하며 오늘을 사는 존재입니다. 미래를 오늘로 사는 것이 희망과 용기입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돈이 성공의 열쇠가 되었지만 이제는 아무리 돈이 많아도 오늘 안에 내일이 없고 어제만 있는 사람은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없습니다. 새로운 문명사회는 돈보다 지식과 정보 그리고 문화가 근본적인 힘이기 때문에 돈이 없어도 미래를 향한 희망과 용기를 가지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사람다움은 바로 희망과 용기에 있습니다.

출처 : [기타] http://fr.prok.org/bbs/view.php?id=COLUMN_BOARD&page=3&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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