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미국의 유명한
골프선수의 섹스중독으로 세계가 떠들썩하더니, 요즘 한 연예인의 도박중독으로 연예계가 시끌시끌하다. 중독이란 말은 `어떤 일에 빠져 헤어나지 못함'을 일컫는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마약 중독이나 담배를 태움으로써 얻는
니코틴 중독, 그리고
알코올 중독 등은 어떠한 물질이 몸 안으로 들어와 뇌와 신체에 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발생되는 쾌감으로 다시 찾게 되는 물질적 중독에 해당된다.
그러나 섹스나 도박이란 신체를 통해 들어오는 것이 없다. 그냥 뇌가 즐기는 일이다. 오히려 신체는
수면부족에 계속
장시간 앉아 있어 피곤하기만 한데 왜 뇌는 자꾸 도박을 하고 있을까? 그 이유는 바로 `도파민'이라는 호르몬 때문이다. 도박을 하면 도파민이 뇌에서 많이 분비되게 때문이다. 도파민은 신경말단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인간의 감정이 도파민으로부터 만들어지고, 인간의 뇌에서 만들어지는 신경호르몬의 절반 정도가 도파민과 관련이 있을 정도로 상당히 중요한 물질인데 모든 중독은 도파민과 관련이 있다.
마라토너들이 완주했을 때의 쾌감,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받았을 때의 쾌감,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남을 도와주고 느끼는 쾌감을 느낀다.쾌감을 느끼는 중추는 과연 어디일까? 바로 `대뇌보상계(cerebral reward circuit)'이라는 곳이다. 대뇌보상계를 이루는 뇌조직은 여러군데 이지만 대뇌피질-기저핵부가 가장 중요한 부위라고 미국 로체스터 대학의 닥터 하버(Harber)가 발표하였다. 어떠한 일을 성공했을 때나 갈망을 이루게 되면 대뇌에서는 대뇌보상계의 회로가 작동하는데 여기에서 분비되는 신경호르몬이 도파민이며 이것으로 뇌는 쾌감을 느끼게 된다.
반면에 도파민이 부족하게 되면 감정이 거의 없어지는 파킨슨씨 병에 걸리게 된다. 필로폰(히로뽕)이라는 마약도 도파민과 같은 구조물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필로폰이 주사로 체내에 들어가게 되면 결국 뇌에서 도파민 과잉효과가 나타나게 되어 쾌감을 느끼게 되므로 엄밀히 말하면 마약 중독은 도파민 중독이라 하겠다. 흡연도 마찬가지로 니코틴이라는 물질이 뇌의 쾌감 중추의 수용체에 결합하여 도파민이 생성되므로 쾌감을 느끼데 된다. 흡연 역시 니코틴 중독이지만 결국 도파민 중독이다. 최근엔 뇌의 쾌감 중추에 니토틴 대신 니코틴 수용체에 결합하여 니코틴이 들어오더라도 도파민을 생성하지 못하도록 만들어 담배를 피우더라도 쾌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여 금연을 할 수 있는
금연 보조제가 개발되었다.
중독이 되면 대뇌보상계를 이루는 신경조직들이 비대해 지므로 결국 더 많은 자극을 요구하게 된다. 그래서 마약의 양도 늘어나게 되고, 술의 양도 늘어나고 도박의 횟수와 돈도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도파민의 정상적 조절이 안되어 대뇌보상계의 정상적 기능이 무너지고 병적 상태가 되면 바로 치료가 필요한 중독상태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중독된 사람들의 정신세계는 정상이 아니라
우울증 혹은
조울증 등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약물치료도 병행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결국
자기자신의 노력이 없으면 어떠한 치료도 물거품이 된다.
최근 알코올 중독은 흔히 `갈망억제제'라 불리는 아캄프로세이트(Acamprosate)와 날트렉손(Naltrexone) 등의 약물 치료로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100번을 참아도 1번 다시 시작하면 중독은 다시 시작되며, 고치기 힘들어 진다. 그 중에서도 도박중독이 가장 치료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돈을 딸 수 있다는 기대심, 모험심이 크면 클수록 도파민의 수치가 자꾸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도박인구는 1~2%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4~6% 정도라고 하며,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국내의 여러 도박중독 클리닉에서
심리치료를 하고 있으나, 실제 치료하는 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임상실험 중에 있다.
한순간의 짜릿함과 환희를
추구하면 그 후 오랜기간의 허무함과 우울감과 힘든 싸움을 해야 한다. 꾸준한 자기의 노력으로 은은한 기쁨이 쌓여 결국 최대의 환희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건강한 뇌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