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 사태 일지
2008년 4월 사랑과행복나눔 재단 설립 이사장 조용기 목사 대표 사무국장 조희준(조 목사 맏아들)
2008년 5월 조용기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 은퇴 및 원로목사 추대
2010년 7월 김성혜(조 목사 부인)·조희준, <국민일보> 노승숙 회장 사퇴 요구
2010년 10월 <국민일보> 비상대책위원회, 조희준 고발
2010년 10월 조용기 목사 <국민일보> 회장 겸 발행인 선임
2010년 11월 김성혜·조희준, 노승숙·조민제(조 목사 둘째 아들) 등 고발
2011년 4월 <국민일보> 비상대책위원회, 김성혜 고발
2011년 4월 조 목사, 가족 문제 무릎 꿇고 사죄
2011년 5월 김성혜·조희준,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에 사직서 제출
2011년 5월 조 목사, 김성혜·조희준 사직서 반려
2011년 6월 사랑과행복나눔 재단, 김성혜·김창대 공동 이사장 선임. 조용기 총재 추대
2011년 7월 조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떠나 따로 시작할 수 있다고 엄포
2011년 7월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회, 조 목사 가족 퇴진 서명운동
2011년 8월 사랑과행복나눔 재단 ‘영산조용기 자선재단’으로 개명




  
ⓒ시사IN 포토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지난해 11월3일 <국민일보> 회장 겸 발행인에 취임했다.
지난 4월22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새벽 기도회에서 조용기 목사(75)가 설교 중이었다. “요 근래 우리 교회, 저로 말미암아 많은 시련과 환란이 있은 것을 하나님 앞에 고백하고 자백합니다. 또 제가 여러분에게 잘못을….” 조 목사는 갑자기 강단에서 걸어 나왔다. 그러고는 신자들에게 무릎을 꿇고 엎드려 큰절을 했다. 조 목사는 눈물을 흘리며 교회에서 불거진 가족 갈등에 대해 사죄했다. 조 목사는 “교회 관련 직책을 모두 내려놓겠다”라고 말했다.

얼마 후 조 목사는 <국민일보> 회장과 발행인, 국민문화재단 이사직 사표를 제출했다. 이어 조 목사의 부인인 김성혜 이사와 장남 조희준 대표 사무국장도 재단법인 사랑과행복나눔에 사표를 냈다. 순복음교회의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보였다.

하지만 김성혜 이사와 조희준 대표 사무국장의 사표가 반려되면서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그동안 <국민일보> 회장 자리를 놓고 벌인 갈등이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에서 폭발했다(42쪽 상자 기사 참조). 조용기 목사 가족에서 시작된 갈등 주체도 조 목사 가족은 물론 순복음교회 장로·신도에까지 확대되었다.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은 2008년 4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조 목사의 제2기 사역(소외 계층에 대한 구제 사역)을 펼치기 위해 설립한 공익 법인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 한 목사는 “조용기 원로목사님 은퇴비로 교회가 500억원을 내놓았고, 이 돈을 목사님이 헌납해 재단이 세워졌다. 조 목사님이 물질 욕심이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다”라고 말했다.


조용기 목사 퇴직금 500억원 싸움

조 목사와 김성혜·조희준 씨가 주도하던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은 지난 6월17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조용기 이사장을 총재로 추대했다. 그리고 김성혜 한세대 총장과 김창대 장로를 공동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때부터 순복음 사태는 폭발했다. 대표이사인 김창대 장로는 이명박 대통령의 동지상고 동창으로 이 대통령 후원회 ‘명사랑’ 회장을 지냈다. 이 대통령이 재산을 출연한 재단법인 청계의 감사도 맡고 있다. 또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이종찬 장로를 한세대 이사로 영입했다. 한세대 총장은 김성혜씨가 맡고 있다. 이에 대해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조 목사와 김성혜·조희준 모자가 정권 실세들을 끌어들여 교회 문제를 정치적으로 풀려 한다고 주장했다. 한 장로는 “조 목사는 예수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사람 권력을 중요시하고 무서워한다”라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지난 임시 이사회는 법적 효력이 없다”라면서 6월22일 새 이사진을 구성하고 다시 임시 이사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조용기 목사를 포함한 이사 14명을 선임했다. 졸지에 재단에 이사회가 두 개 생긴 것이다. 이때부터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은 사랑과 행복보다는 싸움과 소송이 난무하는 재단이 되었다. 조용기 목사와 김성혜·조희준 씨 측은 재단 자금 570억여 원이 예치된 5개 은행의 계좌를 변경하고 법인 인감을 바꾸었다. 이에 대해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법원에 5개 통장에 대한 예금 지급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조 목사 측은 재단 이사진의 ‘이사 지위 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또 재단의 전 사무국장인 김 아무개 장로를 형사 고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장로는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법인 사무소 이전 등기를 신청했다.

조 목사 본인 또한 강경 모드로 바뀌었다. 지난 7월 조용기 목사는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에게 보내는 메모를 사랑과행복나눔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장로들이 이렇게 무리하게 나가면 나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떠나 따로 시작할 작정입니다.” 무릎을 꿇고 사죄했던 지난 4월과는 180° 달라진 모습이다. “우리 집사람이나 애들이 성자는 아니고 훌륭한 사람은 아닐지라도 도둑놈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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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여의도순복음교회 갈등이 사랑과행복나눔 재단 문제로 다시 불거졌다.


7월31일 조 목사의 설교 한 부분이다. “교회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나의 발목을 붙잡고 내게 흉악한 그물을 덮어씌우는 사람이 있으면 앉아서 한번 둘이 대면해보고 싶습니다. 누가 교회를 위해서 더 많이 헌금을 냈는지, 헌금 계산을 한번 해보자, 헌금을 얼마나 내었는지, 내었으면 그것을 가지고서 교회를 사랑한다는 증거를 내세워야 되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순복음교회의 신자인 이 아무개씨는 “헌금이 교회를 사랑하고 하나님을 섬기는 척도라는 것이 순복음교회의 현실을 말해준다”라며 혀를 찼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과 신도들은 조용기 원로목사 가족의 사퇴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7월24일부터 진행된 서명에 95% 가까운 장로가 참여했다. 분란이 커지자 조 목사는 8월10일 재단법인 사랑과행복나눔의 재단 명칭을 ‘영산조용기 자선재단’으로 변경했다. 영산은 조 목사의 호다. 조 목사와 김창대 장로가 공동 이사장을 맡게 된다고 한다. 순복음교회의 한 간부 목사는 “조 목사님이 2기 사역을 이루기 위해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을 만들었으나 고소로 인해 활동을 할 수 없다. 고소가 장기화되면 법정 다툼이 2년가량 진행될 수도 있다.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을 해체하면 고소·고발이 무효화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용기 목사 카리스마가 약해져서…”

이에 대해 조 목사 가족들의 교회와 교회 관련 재단 사유화를 반대하며 서명운동을 벌여온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신도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장로는 “이름이 바뀌었다고 갈등과 잘못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남오성 사무국장 또한 “이름이 바뀐다고 해서 문제가 달라지지 않는다. 재단에는 성도들의 헌금 500억원이 들어갔고 아직도 성도들의 헌금과 노력 봉사를 요구하고 있다. 장로와 성도들은 교회 헌금으로 조 목사 가족들을 먹여 살리는 재단이 되는 것을 우려한다”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조용기 목사가 50년 넘게 쌓아온 명성과 권위도 크게 훼손됐다는 지적이다. 최근 벌어진 여의도순복음교회 사태에 대해 교회 한 장로는 “조 목사가 돈을 마음대로 유용하고 가족들이 교회 사업체를 차지하는 것을 보면 조 목사가 훌륭한 목자로 남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 목사는 “조 목사님이 교회를 떠난다고 했는데 예전 같았으면 성도들이 울고불고 난리가 났을 텐데 지금은 담담해한다. 조 목사의 카리스마가 약해져 분쟁이 정리가 안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