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여중생이 수업 도중 같은 반 아이들이 떠들어 도저히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고발글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반 아이들의
소음을 담은 음성 파일을 함께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수업 중 여교사 조롱 음성’이라는 제목으로 나도는 음성 파일을 전해 들은 네티즌들은 학생들의 일탈 행동에 혀를 차고 있다.
논란은 중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라는 A양이 16일 저녁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충격! 학생들의 실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남녀 합반을 하는 학교에 다니는 A양은 글에서 “남녀 학생 가리지 않고 모두 선생님을 얕잡아보고
수업시간에 무조건 떠들고 본다”며 “애들 떠드는
소리와 욕설 때문에 수업에 전혀 집중할 수 없다”고 고발했다.
A양은 아이들의 수업 방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리기 위해 자신의
미니홈피에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를 담은 2분32초짜리 음성 파일을 올렸다.
A양이 올린 음성 파일을
들어보면 수업 시간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아이들이 떠든다. 대부분 남학생들이 굵은 목소리로 떠드는데 참다 못한 여교사가 “야! 입다물어. 왜이래. 너희들 왜 이렇게 못됐니. 수업시간에 이렇게 떠들면 되겠니”라고
주의를 준다.
여교사의 주의에
교실은 잠시 조용해지지만 몇 초 지나지 않아 다시 아이들이 큰 소리로 떠든다. 참다 못한 여교사가 “입다물어”라고 소리를 쳐도 어떤 학생은 휘파람을 불며 여교사를 조롱하고, 또 다른 학생들은 여교사가
안중에도 없는 듯 계속 떠들어 댄다. 여교사는 수업을
이어가려고 하지만 여교사의 목소리는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에 묻혀 거의 들리지 않는다.
A양은 “
녹음한 음성 파일보다 현실은 더욱 심각하다”며 “남학생들은 게임을 해서 지면 열심히 수업을 하는 선생님께 ‘제
입냄새 한 번 맡아보실래요?’라고 하거나, 선생님이 조용히 하라고 하면 바락바락 대들기도 한다”고 전했다.
A양은
교사의 말을 무시하는 아이들의 행동을 강하게 비난했다. A양은 “모든 학생들이 저러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선생님이 화를 내실 때에는 조용히 해야 하는 게 사람 아닌가요? 짐승이 아닌 이상 저럴 순 없어요”라며 “학생들이 선생님을 얕잡아보니 선생님이 수업을 중간에 포기하기도 한다”고 적었다.
A양은 끝으로 “벌점을 수천번을 줘도 변함이 없고,
담임선생님이 혼을 내도 달라지는 게 없다”며 “떠드는 아이들 때문에 수업을 듣고 싶어하는 아이들과 선생님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A양이 올린
음성파일은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로 확산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교권이 바닥으로 추락한 현실에 한숨을 쉬고 있다. 인터넷에는 “(떠든 학생들은) 언젠가 크게 후회하게 될 것”이라거나 “이렇게 상황이 심각한데도 학생 인권 보호라는 이유로 교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니 답답하다”는 비판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교직이 여성화되고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권이 붕괴된 상황에서 이 같은 일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교권이란 교사가 학생을 때려도 된다는 게 아니라 교사의 수업권과 학생의 학습권 모두를 보호하는 기본적인 권리인데, 학생인권만 강조되면서 학교는 기본 질서가 무너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