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라는 영화로 더욱 유명해진 탤런트 김혜자 씨의 간증 글이다.
첫 임신 때 입덧을 없애려 담배를 접한 후 나도 모르게 30년 골초가 되었다. 집에서나 방송국에서나
늘 내 손에는 담배가 들려 있었다. 오죽했으면 연예계 ‘체인 스모커’를 뽑을 때 늘 1위를 차지하곤 했
을까. 나는 흡연가라기 보다는 애연가였다. 담배를 물었다 하면 필터만 남을 때까지 피웠고 폐 속 깊
숙히 연기를 빨아들이며 참 맛있게 피웠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면서도 담배만은 포기할 수 없어 교
회에 갈 때마다 “하나님, 이것만은 좀 봐 주세요”라고 기도하곤 했다. 그런 내게 ‘사건’이 일어난 것은
6년 전 이맘때였다. 여느 때처럼 아침에 일어나 담배부터 피워 물었는데 이제껏 피던 맛이 아니었다.
깜짝 놀라 껐다가 다시 불을 붙이기를 거듭했지만 쓰고 역겨운 맛뿐이었다. 그날 밤 미국에 사는 딸이
전화를 했기에 “고은아, 정말 이상하다. 담배 맛이 싫어졌어”라고 말했더니 딸이 갑자기 “하나님 감사
합니다”라며 울음을 터트렸다. “엄마, 하나님이 아름답게 지어 주신 몸을 담배 따위로 더럽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했는데 이렇게 빨리 들어주실 줄 몰랐어.” 자신이 태어
날 때부터 담배를 피워 온 엄마에게 차마 담배를 끊으라는 말은 못하고 무려 백일 동안 남편에게 아이
를 맡기고 새벽 기도를 다녔다는 딸아이의 말을 듣고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날로 담배와의 길고
긴 인연이 끊겼다. 다행히도 금단현상은 전혀 없었다. 누가 바로 옆에서 담배를 피워도 피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내가 거짓말처럼 한 순간에 금연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딸의 기도를 들어주신 하
나님의 힘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가족의 관심과 사랑보다 더 큰 힘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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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으로 역사
소망으로 인내
사랑으로 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