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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의춘 편집국장 |
격렬했던 전쟁은 끝났습니다.
아니 온 국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잔치는 끝났습니다.
우파와 좌파가 진영을 나눠 치열하게 흘린 땀과 열정, 희생은 소중한 자양분이 되어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가는 거름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금은 축하받아야 마땅합니다. 정치권에 입문한 지 15년만에 국민을 섬기는 최고의 공복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의 심정으로 어렵고 힘들게 사는 모든 국민의 행복을 실현하는 데 열과 성을 다 바치겠다고 한 그의 진정성을 우리는 100% 신뢰합니다. 상생과 공생의 정신으로 국민대통합과 국민행복시대, 튼튼한 안보와 신뢰외교를 통한 한반도 화해 시대를 열고자하는 그 벅찬 꿈이 반드시 실현되길 절실히 바라고 있습니다. 박 당선인은 차기 정부를 민생정부라고 했습니다. 그는 오로지 민생 대통령,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법도 제시한 것으로 보여 박 당선인의 향후 집권 5년에 대해 기대를 갖게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젠 국민에게 행복만 강조할 게 아니라고 봅니다. 국민에게 행복을 주겠다는 것은 선거전략으로는 훌륭했습니다. 국민들에게 피와 땀과 헌신, 봉사, 솔선수범, 동고동락을 요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실은 겨울한파만큼이나 엄혹하기 때문입니다. 국민 모두가 바짝 정신을 차리고 국론을 하나로 모으고, 땀을 흘려 미래를 대비해야 합니다.
가을에 알찬 수확을 하려면 겨울에 객토작업을 거쳐 봄에 씨앗 뿌리고,
여름에 물대고 자양분을 공급해야 합니다. 씨앗을 뿌리지 않고선 열매를 딸 수 없겠지요. 땀을 흘리지 않으면 논과 밭엔 잡초만 무성할 것입니다. 알곡은 저절로 생기지는 않습니다.
국민 모두의 행복은 먼저 땀과 눈물, 책임, 노력, 희생이 선행돼야 가능합니다.
박 당선인도 잘 알다시피 지금은 경제가 모두 엉망입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외에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죽을 맛이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심화하면서 시중엔 돈이 돌지 않고 있습니다. 자금시장이 꽉 막힌 '돈맥경화현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내수 기업은 장사가 안된다고 아우성입니다. 수출 기업들은 전세계적인 수요부진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수주급감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건설사들은 주요그룹 계열 건설사들을 제외하고,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등으로 대거 쓰러지고 있습니다.
한계선상에 몰린 기업들은 주력사업과 몸통까지 팔아서 위기를 넘기려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임직원을 해고하고, 사업을 대폭 축소하거나 매각하는 등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으로 돌파구를
찾기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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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 당선인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보다 과감하고 용기있는 행동이 필요할 것이다.(자료사진)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
빵집과 순대집, 떡볶기집, 미용실, 구멍가게, 세탁소 등 골목상권과 자영업자들도 장사가 안돼 아우성입니다. 대학 정문을 나온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달라고 난리입니다. 분노의 세대로 돌변해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가계 부채는 1000조원이 넘어 우리 경제를 송두리째 날려버릴 화약고가 돼 가고 있습니다. 중산층은 아파트 가격이 급락한 상태에서 매매마저 되지 않아 하우스푸어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의 어느 구석 하나 성한 것이 없습니다. 밖에선
유럽의 재정위기와 중국 인도 브라질 등 브릭스국가들의 성장둔화, 미국의 재정절벽 위기 등의 풍랑이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기업들을 덮치고 있습니다.
안에선 내수부진이 극심하고, 양극화와 실업문제, 비정규직 문제등이 우리경제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박 당선인은 인수위를 꾸리자마자 비상경제대책팀을 구성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입니다. 그동안의 공약들을 모두 실천하겠다는 의욕을 단념했으면 합니다. 우리나라 재정능력과 경제여건 등을 감안해서 가능한 것부터 하나하나 실현해야 합니다.
박 당선인의 복지공약을 보면 천문학적인 재원이 필요한 것들이 수두룩합니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공약을 위한 대학생 반값등록금, 기초
연금제 도입, 4대 중증질환 국가전액 부담, 고교무상교육, 5세 이하 무상보육 등을 위해선 당에서도 향후 5년 간 97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경제연구원에선 보육과 교육 의료 일자리 부문에서 5년 간 270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박 당선인은 신뢰의 정치인입니다. 약속한 것은 반드시 실천해온 믿음직한 정치인입니다. 박 당선인은 국민들에게 약속할 때, ‘꼭’, ‘반드시’를 강조했습니다. 박 당선인만큼 한번 약속한 말에 대해 책임을 지려는 정치인은 거의 없습니다. 소중한 자산입니다. 국민들은 박 당선인의 진정성을 신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공약을 실천할 수는 없습니다. 그 많은 공약들을 5년 안에 실현하려면 우리 재정이 감당할 수 없습니다. 한국은행에서 돈을 마구 찍어내거나, 후세에게 부담을 주는 국채를 발행해서 하는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는 것은 박 당선인도 잘 아실 겁니다.
공약은 공약이라는 대범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공약을 무시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제시한 것들은 최대한 추진하되, 현실의 벽에 부딪친 것들은 완급을 가려 조절하는 정치적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봅니다.
국민들은 박 당선인이 국민들에게 진솔하게 현실을 설명하고,동의를 구하면 흔쾌히 받아들일 것입니다. 조금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민생정부의 경제정책을 꾸릴 때는 무엇보다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했으면 합니다. 경제민주화, 필요합니다. 대기업과 재벌들의 불공정한 경쟁과 부당내부거래, 일감몰아주기, 부의 편법 및 불법 증여 및 상속,
중소기업들에 대한 납품단가 후려치기, 중소기업들이 어렵게 개발한 것을 탈취하는 행태, 골목상권을 침해해서 감나무 꼭대기에 걸린 한 두 개 홍시 등 까치밥까지 잠식하는 행태는 제지하고, 차단해야 합니다.
하지만 경제민주화를 최우선 개혁과제로 추진하더라도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거나, 투자의욕을 저해하지 않는 한도안에서 했으면 합니다. 지배구조를 무리하게 손대 대기업들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수천억원에서 수조원대의 자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박 당선인도 이런 문제점을 숙지하고, 재벌개혁이 재벌을 해체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 바 있습니다.
재벌과 대기업을 공공의 적으로 간주해 반기업 여론몰이를 하거나, 경제위기의 속죄양,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쇠뿔을 고치기위해 소를 죽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권에선 대기업 때리기에만 열을 올리는 것 같습니다. 기업 못지않게 변화가 필요한 게 대기업 노조의 강고한 기득권 지키기입니다. 우리 사회의 최대 문제인 비정규직 해법을 가로막는 것도 정규직의 내몫챙기기도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포퓰리즘에 기반한 반기업적 규제강화는 지양하고, 기업 총수들과
전문 경영자들이 더욱 땀을 내서 수출을 더 늘리고, 일자리도 더 만들어 양극화와 실업해소에 기여하도록 했으면 합니다. 우리에게 질좋은 영양분을 주는 알은 암탉이 낳습니다. 젖소도 우리에게 매일 삶의 영양소인
우유를 생산합니다. 대기업들은 미우나 고우나 소중한 암탉입니다. 젖소입니다. 이들이 일탈된 행동을 벌이지 않는 한 닭장과 목장을 잘 관리해주고, 먹이도 좋은 것으로 공급해서 좋은 계란과 우유를 생산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그래야 대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아니 국가경제를 이끌어가는 책무감에서라도 투자와 일자리창출에 열심을 낼 것입니다.
박 당선인은 다시금 대선 레이스 초기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당선인이 제시한 모든 국민의 행복공약은 소중합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국민들에게 열심히 일하며 고통도 함께 하자고 독려해야 합니다. 당선인부터 고통분담에 솔선수범하시면 될 것입니다. 국민들도 흔쾌히 당선인과 동고동락할 것입니다.
지금은 살얼음판 같은 경제위기의 터널을 지나고 있습니다. 국민 뿐만 아니라 정치권, 노조 등 각 이해관계자들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대타협을 도출하는 대통령이 됐으면 합니다. 경제 주체들이 고통분담을 통해 노사정 대타협을 이뤄 국가경제를 다시금 반석위에 올려놓았으면 합니다.
국민소득 2만달러에서 4만달러로 가는 길을 닦는 리더십있는 대통령이 됐으면 합니다. 지금 분출하는 경제주체들과 정치권과 사회부문의 갈등을 해소하지 않고는 국민소득이 다시금 1만달러대로 추락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은 2차대전 당시 독일 히틀러가 폴란드를 침공한 후의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수상에 취임했습니다. 그는 국민들에 요구할 것은‘피와 땀과 눈물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선자인께선 처칠처럼 불굴의 용기와 애국심을 갖고 선정을 편다면 모든 국민의 행복시대는 열릴 것입니다.
촉의 승상 제갈공명은 유능하고 인의를 갖춘 장수가 지켜야 할 5가지 주의사항을 다음과 같이 강조한 바 있습니다.
첫째 군용 우물인 군정(軍井)의 굴착이 다 끝나지 않았는데 목이 마르다고 말해서는 안된다. 둘째 병사용 식사인 군식(軍食)이 아직 다 마련되지도 않았는데 먼저 배고프다고 말해서는 안된다. 셋째 군영을 덥히기 위한 군화(軍火)가 다 지펴지지도 않았는데 먼저 춥다고 말해서는 안된다. 넷째 숙영을 위한 군막(軍幕)이 다 쳐지지도 않았는데 먼저 피곤하다고 말해서는 안된다. 다섯째 여름에 부채를 부치지도 않고, 비오는 날 우산을 쓰지 않고, 병사와 고락을 함께 해야 한다.
박 당선인도 공명의 말처럼 현명한 군주, 국가경쟁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대통령으로 자리매김 됐으면 합니다. 먼저 솔선수범하고, 국민과 더불어 동고동락하는 마음가짐과 겸허한 리더십을 갖추시길 바랍니다.[데일리안 = 이의춘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