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다섯 살 이전의 사랑스런 자녀나 손자손녀한테 휴대폰을 갖고 놀게 한 적이 많이 있는가? 아이가 독서의 맛을 잃게 되어 지적능력이 떨어지고, 사람과의 관계성 부족으로 인성과 사회성이 결핍되며, 최악의 경우 범죄 집단에 연루되어 단 한 번의 인생을 그르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세 살이 될 때까지는 휴대폰을 아이에게 줘서는 안 되며,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책을 갖고 놀도록 권하고 싶다. 그러면 ‘주위 환경이 온통 휴대폰 세상인데 어떻게 하란 말인가’라는 반문이 나올 법 하다. 진정으로 내 아이를 사랑하여 세상에 휘둘리지 않게 키우고 싶다면, 그리고 참된 리더로 키우고 싶다면 주위 환경을 과감히 바꿀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는 말이 있다. 사전에 따르면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를 뜻하는 말’로 미국의 교육학자 마크 프렌스키가 2001년 처음 언급한 개념이다. 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자연스럽게 개인용 컴퓨터, 휴대폰, 인터넷, 스마트폰 등으로 게임까지 할 수 있다. 한편 이들의 부모세대는 아날로그 시대에 태어나 디지털 시대에 적응한 '디지털 이주민(Digital immigrants)' 세대로 열심히 디지털 세계에 들어가려고 한다. 직업상 그 이유도 있겠지만 남이 하니까 분별없이 따라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와 같은 4차 산업혁명의 출범을 주도했던 주역들은 자신의 자녀들을 디지털 네이티브로 키우지 않고 아날로그 세대의 방식을 택했다는 점이다. 왜 그랬을까? 지난 3월말부터 매스컴을 통해 전 국민을 경악케 했던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고액 모델 알바 모집을 미끼로 일반 여성을 유혹, 나체사진이나 영상들을 요구하고, 그 후엔 이들을 협박하여 음란한 성적 행위 동영상을 요구해서 이를 텔레그램 n번방에 돈을 받고 유포했다고 한다. 여기에 미성년자 16명을 포함해서 74명의 여성 피해자들이 있었다. 결국 ‘n번방’중의 하나인 ‘박사방’ 운영자는 신상공개 뿐만 아니라 포토라인에서 섰다. 대부분 이 시대 문명이 낳은 악마(?)의 모습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 반대였다. 전문대 재학기간 학보사 편집국장으로 활동할 만큼 활발하게 대학생활도 했고, 심지어 취업하기 위해 봉사활동도 꾸준히 해온 것으로 알려진 것이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성과 덕성보다 잔머리를 굴려 만든 스펙과 얕은 지식으로 돈만 많이 벌면 된다는 황금만능주의 때문이다. 그렇게 교육한 기성세대와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잘못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특징을 알고 이를 대비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한국가족보건협회 김지연 대표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주변사람들에게 묻거나 책을 통하지 않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정보를 빠르게 받아들이는데, 그 많은 정보 중 일부는 유용하고 올바른 정보지만 상당량은 거짓되고 반 성경적인 정보다. 그 결과 분별력과 절제력이 부족하다. 둘째,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사이버 세상에 자신을 노출하는 경향이 많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 등으로 자신의 사생활을 노출하고 지식을 공유하며 생각을 나누는 일에 적극적이고, 자신이 가진 정보나 경험, 의견을 사이버 세상에 공개하는 일이 쉽고 빨라졌다. 셋째, 자신의 주 양육자나 교사, 목회자가 주는 정보보다 인터넷 서핑을 통해 얻은 정보를 더 신뢰하는 경향을 보인다. 아날로그 세상, 즉 오프라인 세상이라 불리는 현실 세상 속에서 얻은 정보가 옳은지 다시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최종적으로 되묻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넷째, 사이버 세상에서 정보나 감정을 공유하는 경우는 갈수록 늘어나지만, 스마트폰 없이 오프라인의 삶에서 이렇다 할 인간적 관계를 맺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아진다. 심지어 눈앞에 상대방이 있는데도 그 사람과 직접 대화하지 않고 문자나 SNS로 주고받는 방식으로 대화하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다섯째, 사이버 공간의 성품과 실제 삶의 성품이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삶을 살기도 한다. 익명성과 비대면성을 무기 삼아 상대방에게 서슴없이 언어폭력을 가하고, 성적 호기심과 욕구 해결 및 스트레스 해소 등을 이유로 음란사이트에 접속함으로써 왜곡된 성문화를 자신도 모르게 받아들이거나 퍼뜨리기 쉽다. 종국에는 현실과 사이버 세상을 구별 못 하고 실제 삶에서 성폭력 가해자로 등장하는 등 또 다른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특징을 지닌 우리 후대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참된 인재로 키울 수 있을까? 교육의 뜻은 아이 안에 숨겨진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 혹은 조부모의 하루하루의 삶 속에서 아이의 잠재력을 이끌어내어야 한다. 그러려면 지렛대(leverage)가 필요하다. 바로 책이다. 검증된 최고의 교사는 고전의 저자다. 먼저 부모가 그들을 만나고 아이도 만나도록 인도해야 한다. ‘꿈꾸는 다락방’과 ‘리딩으로 리더하라’, ‘에이트’ 등을 쓴 이지성 작가는 저서 ‘당신의 아이는 원래 천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