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현 목사가 불쌍하다
어떤 사람들은 그를 큰 교회 목사로 존경한다. 사랑의 교회 교인들은 거의 광신적으로 그를 지지하고 추종한다. 은혜가 된다는데 그걸 마다할 수는 없다. 하긴 나도 한때는 그의 책을 읽고 그를 좋아한 적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를 가장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은 나를 정신이상자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나처럼 별 볼일 없는 사람이 그렇게 큰 대형교회 목사를 불쌍하게 여기는 걸 시기나 질투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니다. 결단코 나는 그를 시기나 질투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 감히 말하지만 나는 사랑의 교회 목사로 청빙을 받아도 갈 생각이 없다. 청빙은 말할 것도 없고 설교 부탁을 받아도 가지 않는다. 이 말을 ‘신 포도’로 듣지 말라. 하나님 나라는 작은 자들의 나라이다. 나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누구라도 바늘귀를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작아져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니까 나는 큰 자들을 부러워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불쌍하게 생각한다. 예수를 믿는다면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그는 스타다. 그는 영웅이다. 거짓이 가미되긴 했지만 엘리트이다. 그는 큰 자이다. 세상에서는 당연히 추앙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에서 그처럼 불행한 일은 없다. 그래서 나는 그를 불쌍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는 검정고시를 했다. 그럼 어떤가. 부산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것이 도대체 무슨 걸림돌이 되는가. 명문대학을 나오지 않은 것이 무슨 대수인가. 그런데 왜 그는 그런 걸 조작하고 속였는가. 그의 마음이 온통 크고자 하는 욕망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그를 나는 이해한다. 나 역시 그런 욕망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런 욕망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성령은 그런 나를 도와주신다. 내가 그런 욕망을 버리고 억제하고, 그런 욕망이 충족되지 않아도, 아니 그런 욕망이 충족되지 않아서 기쁘게 살 수 있도록 나를 인도하신다. 그 인도하심에 따르려면 큰 자가 아니라 작은 자가 된다. 그래서 나는 노숙자 선생님들에게 다가갈 수도 있고 누구라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언제든 손을 내밀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사람들과, 아니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자기 교회 교인들과도 함께 식사조차 하지 못한다. 그는 그렇게 특별한 사람이 되었다. 구별되는 존재가 되었다. 그의 욕망대로 큰 자가 된 것이다. 세상에서는 그런 사람을 가문의 영광으로 여긴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에서는 그런 사람이 살 수 없다. 아니 들어올 수조차 없다. 그러니 그런 그가 불쌍하지 않을 수가 있는가. 초기교회에서 성찬은 공동의 식사였다. 그 자리는 부자와 가난한 자가 없이 모두가 하나로 어울리는 하나님 나라의 잔치였다. 거기서 공동의 식사를 한다는 것의 의미는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마시는 것이었다. 그 자리는 주님과 함께 하는 자리였다. 아니 당신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고 당신처럼 되라는 주님의 음성을 듣는 자리였다. 그래서 성찬을 나눈 사람들 가운데 큰 자는 작은 자를 섬겼다. 그 의미는 아무도 특별한 사람으로 추앙받는 일이 없는 평등한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것이었다. 사랑의 교회뿐만 아니라 오늘날 거의 대부분의 교회들은 그런 하나님 나라를 망각했다. 그래서 용의 꼬리가 되느니 닭의 머리가 되게 해달라는 기도가 대세가 된지는 이미 오래다. 그래서 아무도 그런 교회의 분위기에 토를 달지 않는다. 세상에서 성공하고 부자가 되고 좋은 대학 들어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간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되고 작아지고 가난해지고 무명해지는 것은 믿음이 없기 때문인 하나님 나라의 정 반대를 향해 치닫는 교회가 된 것이다. 오정현 목사는 자신의 교회 당회원 가운데 삼분의 일 이상이 법조인, 의사, 교수라는 사실을 자랑했다. 얼마나 멋지냐는 것이다. 맞다. 멋지다. 세상에서는 그렇다. 내가 아는 한 교회 목사는 서울대학교 들어간 학생들에게는 무조건 장학금을 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학생들에게 투자하면 반드시 그런 학생들이 성공해서 갚는다는 것이다. 만면에 호탕한 미소를 띤 목사의 그런 말을 듣고 사람들은 자신들의 목사가 참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는 세상과 정반대의 나라인 하나님 나라 소속이다. 그리스도인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다. 그래서 세상에 있으나 세상에 속하지 않았다. 그리스도인들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세상과 반대로 낮은 곳을 향하는 사람들이다. 더 이상 설명을 하고 싶지 않다. 오정현 목사는 목사라면 가서는 안 되는 세상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성공했고, 명성을 얻었고,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큰 자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윤활유로 약간의 거짓도 사용했다. 그게 무슨 문제 삼을 일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팩트는 그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바로 그런 그의 사고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그는 목사이면서 하나님 나라에 역행하는 공중 권세를 잡은 사단의 하수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전에도 밝힌 바와 같이 나는 오정현 목사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어려운 지역의 선교사로 나가서 그곳에서 이태석 신부와 같이 보잘 것 없는 이들을 섬기는 여생을 살기를 바란다. 그게 자신의 책 제목처럼 자신의 길을 찾는 것이다. 사랑의 교회 건물은 팔아 빚을 갚고 남는 돈은 가난한 자들을 섬기는 일에 사용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교인들은 흩어져 하나님 나라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아름다운 교회들을 곳곳에 이루기를 바란다. 레미제라블이 생각난다. 나는 그들이 더 이상 불쌍한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태선 tschoi45@hanmail.net 뉴스엔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