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1.08 09:55 | 수정 : 2013.01.08 10:21
전세금 5000만원 주인 찾아준 우체국 집배원
부산의 한 우체국 집배원이 우편물을 배달하다 길가에 떨어져 있던 전세금 5000만원을 주워 주인에게 돌려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8일 부산우정청에 따르면 부산 동래우체국 소속 엄원흠(44) 집배원은 지난달 31일 오전 동래구 온천동 부근에서 우편물을 배달하다 길가에 떨어져 있는 5000만원짜리 수표를 주웠다.
엄씨는 즉시 수표 발행은행 인근 지점을 방문해 고객을 찾아달라며 수표를 전달했다. 은행에서는 당일 발행된 수표가 맞자 주인 A씨에게 연락해 돌려줬다.
5000만원은 A씨가 전세금 잔금으로 지불할 돈으로, 갓난 아기를 안고 부동산으로 가던 중 주머니에 넣다가 실수로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5000만원짜리 수표를 잃어버려 어찌할 바를 몰랐고, 이 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이사도 못하고 길거리에 나 앉을 상황이었다"면서 "나라면 갖고 싶은 욕심이 들었을 텐데 집배원 아저씨는 욕심 없이 당연한 듯 은행에 신고해 주인을 찾아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A씨는 고마운 마음에 사례를 하려 했지만 엄 집배원이 이를 거절하자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
www.koreapost.go.kr) '칭찬합니다'에 고마움을 표현한 글을 올리면서 사연이 알려졌다.
A씨는 우정사업본부 칭찬합니다라는 글에서 "잃어버린 5000만원을 집배원아저씨가 은행에 맡겨줘 찾게 됐다"면서 "그런 큰 돈을 주우면 나 같아도 일단 욕심이 들었을 텐데, 집배원 아저씨는 주인에게 돌려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사를 한다고 정신이 없어 이사 후 전화로 찾아뵙겠다고 했더니, 집배원 아저씨는 바라는 것 없으니 추운데 갓난 아기 안고 오지 말라며 만류했다"고 썼다.
그는 또 "아저씨는 저를 살리셨고, 네 식구를 살리셨다. 정말 감사드리린다"면서 "우체국 직원들이 친절하다고 생각 했는데, 마음까지 선해 이제 우체국 금융과 택배를 완전 사랑할 것 같다"며 글을 마쳤다.
엄 집배원은 "우편물을 배달하다 길가에 떨어져있는 수표를 발견했다"면서 "주인에게 돌려주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엄 집배원은 올해로 20년째 우체국에서 집배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평소에도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치는 등 희생정신이 남달라 칭찬이 자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