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지만 기온이 올라가는 한 낮에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은 한결같이 나른함을 느끼며 밀려오는 졸음을 참기 힘들다.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는 춘곤증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이 많아진다. 충분히 수면을 취해도 졸음이 쏟아지고 식욕이 떨어지며 몸이 나른해지면 춘곤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춘곤증을 극복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비타민 B1과 C가 많이 함유된 잡곡밥이나 신선한 산나물 등의 섭취를 늘리고 업무 도중 틈틈이 스트레칭 등으로 긴장을 풀어 줄 것을 당부한다.

◇비타민 결핍하면 춘곤증 발생할 수 있어=춘곤증은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은 의학적 진단명은 아니지만 환경의 변화에 따라 우리 몸이 적응을 제대로 못해 나타나는 일종의 피로 증상이다.

춘곤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증상이 나타나는데 가장 큰 이유는 계절이 바뀌면서 변하는 생체리듬이다.

백유진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밤의 길이가 짧아지고 낮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수면시간이 줄어들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체온도 상승해 혈액 순환양이 늘어나게 된다"며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비타민 B1을 비롯한 각종 비타민∙무기질 등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하는데 공급이 부족할 경우 비타민의 상대적 결핍에 의해 춘곤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춘곤증의 증상은 사람마다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증상은 나른한 피로감,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이다. 때로는 두통, 눈의 피로감, 불면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겨우내 운동부족이나 피로가 누적된 사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게는 더 심하게 나타난다.

◇잡곡밥∙산나물 섭취 늘려야=춘곤증이 의심된다고 바로 병원을 찾을 필요는 없다. 춘곤증은 일종의 생리적 불균형으로 2~3주간의 적응기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춘곤증이 시작됐다고 판단되면 아침에 일어나 가볍게 조깅을 하거나 맨손체조를 하고 직장 내에서도 2~3시간마다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점심식사 후에 바로 사무실에 들어가지 말고 야외에서 가볍게 산책을 하고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상시 운동을 하던 사람이 겨울철에 운동을 쉬었다면 이 시기에 다시 운동을 규칙적으로 시작하도록 하자.

춘곤증 예방을 위해서는 식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춘곤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비타민 B1 부족이다.

백 교수는 "봄이 돼 활동량이 늘어 단백질∙비타민∙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하는데 겨우내 이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함으로써 영양상의 불균형이 춘곤증으로 나타난다"며 "특히 봄철에는 신진대사 기능이 왕성해지면서 비타민 소모량이 3~5배 증가하므로 비타민 섭취가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비타민 B1이 충분한 콩∙보리∙팥 등 잡곡을 섞어 먹는 것이 춘곤증 예방에 좋다. 현미는 흰쌀에 비해 칼로리가 높고 단백질과 지방이 많이 들어 있으며 칼슘과 비타민B를 두 배 이상 함유하고 있다.

신선한 산나물이나 들나물을 많이 먹어 비타민 C와 무기질을 충분히 보충해줘야 한다. 특히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침을 거르면 점심을 많이 먹어 설상가상으로 '식곤증'까지 겹치게 된다.

아침에는 생선∙콩류∙두부 등으로 간단하게 먹어 점심식사의 영양과 양을 분산해주고 저녁에는 잡곡밥, 봄나물 등의 채소, 신선한 과일 등으로 원기를 회복시켜 주는 것이 좋다.

밤잠을 제대로 못 잤다면 낮에 20분 정도 잠을 자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주중에 쌓인 피로를 풀겠다고 휴일에 잠만 자면 오히려 다음날 더 심한 피로를 느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