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식품의 유익

발효식품의 유익

복음제일교회 0 1,633 2021.01.24 20:57

사회

[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196> 발효식품의 세계 [중앙일보]

피자에 뿌리는 핫소스, 단무지·살라미햄도 다 발효식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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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문화인류학자 마린야프스키는 인류가 개발한 볶고ㆍ찌고ㆍ삶고ㆍ발효시키는 조리방식 중 가장 진화된 것으로 ‘발효’를 꼽은바 있습니다. 같은 식재료라도 발효 과정을 거치면 영양소가 2~5배 이상 풍부해지고, 유익한 균과 새로운 감칠맛이 생겨나며, 저장기간도 길어집니다. 한식의 간을 맞추는 기본재료인 간장ㆍ된장ㆍ고추장ㆍ식초도 다 발효식품입니다. ‘밥상 위의 보약’, 발효 음식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배지영 기자

옛 유럽선 곰팡이 생긴 치즈·빵, 상처 치료에 이용도

발효식품의 역사는 인류 역사와 함께할 정도로 오래됐다. 발효식품의 대명사인 맥주와 빵은 이집트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맥주는 기원전 5000년, 빵은 기원전 4000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구약 성서에도 등장하는 포도주와 식초의 시작도 기원전 1만 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치즈는 아라비아 상인이 낙타를 끌고 사막을 오갈 때 양의 위(胃)로 만든 주머니에 담아둔 우유가 응고된 것에서 유래(기원전 5000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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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국장은 된장에 비해 높은 온도에서 빠른 시간 안에 발효 시켜 만든다. 발효 과정에서 끈적끈적한 실 모양의 물질이 생기는데 여기엔 몸에 좋은 여러 성분이 들어 있다. [중앙포토]
우리나라는 삼국시대에 처음으로 메주를 뜻하는 시()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하지만 콩으로 만들어진 발효식품은 기원전부터 있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발효는 우리 주변에 상존하는 미생물(세균, 효모, 곰팡이) 때문에 일어난다. 이 미생물이 유기물, 즉 식품의 원재료에 작용해 인간에게 이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면 이를 ‘발효’라고 한다. 발효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미생물이다. 미생물이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다르다.

발효식품은 크게 여섯 가지로 나뉜다. 맥주ㆍ포도주 등과 같은 알코올류, 간장ㆍ된장 등과 같은 대두발효류, 채소 등을 소금에 절인 침채류(김치류), 젓갈과 같은 수산발효류, 버터ㆍ요구르트 등의 유제품류, 효모의 발효 작용을 이용한 제빵류 등이다. 각각의 발효식품에 작용하는 미생물과 효모는 다르다. 단일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는 경우도 있고, 젖산균ㆍ효모ㆍ질산환원균 등 몇 가지 미생물이 공동으로 작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발효식품은 질병을 치료하는 민간요법에도 쓰였다. 고대 유럽에서는 곰팡이가 생긴 치즈나 빵ㆍ육류 등을 상처 치료에 사용했다. 우리 선조는 갈증이 날 때 간장을 냉수에 타서 먹었고, 기름으로 화상을 입었을 때 물집을 예방하고 통증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상처 부위에 간장을 발랐다. 발효식품에 생긴 곰팡이가 해독작용을 할 것으로 생각해서다.

유익한 물질 생기고 소화 잘 되고 … 발효식품이 좋은 이유

발효식품은 건강에 좋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첫째, 발효가 되면서 몸에 좋은 새로운 물질이 생겨난다. 예를 들어 청국장에는 끈적끈적한 실 모양의 물질이 있다. 콩에는 없는 새로운 물질이다. 여기에는 몸에 좋은 여러 성분이 들어있다. 우유를 발효시킨 치즈는 원재료에는 없는 CLA(체지방분해 성분)가 많이 들어 있다.

두 번째는 발효를 일으키는 유익한 ‘균’이다. 사람의 장 속에는 100여 조 마리의 세균이 살고 있는데, 그 중에서 몸에 좋은 것은 비피더스균과 유산균이다. 김치나 요구르트 등을 발효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유익한 균이 많이 생겨난다. 장속에서 발효작용이 일어나면 장 운동이 활성화되고 면역력이 높아진다. 비피더스나 유산균이 많이 든 발효식품을 먹으면 장내에 좋은 세균이 많이 생겨 몸이 건강해진다.

세 번째는 발효시키는 원료 자체가 건강에 좋다. 청국장 원료인 콩, 김치 원료인 배추ㆍ마늘ㆍ고추, 포도주 원료인 포도 등은 발효가 되지 않더라도 건강에 좋은 음식들이다. 좋은 재료로 발효를 시켰으니 발효식품도 건강에 좋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화도 잘 된다. 발효과정에서 미생물들이 이미 반쯤 소화를 시켜줬기 때문이다. 예컨대 생 배추를 먹는 것보다 발효된 김치가 소화가 잘 된다.



한국의 발효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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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발효식품인 고추장·간장·된장. 특히 된장은 간장보다 단백질 함량이 3배 가량 높다.
간장 우리 발효식품의 핵심은 ‘콩’이다. 간장은 대표적인 콩 발효식품이다. 콩을 삶아 띄워 메주를 만들고, 그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발효시킨 액체다. 액체를 거르고 남은 건더기는 된장이 된다. 간장은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풍부한 콩으로 만들어져 불교의 보급으로 육류 섭취가 제한됐을 때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 됐다. 또 간장에는 메티오닌이 들어 있어 간의 해독작용을 돕는다.

된장 된장은 간장을 만들고 남은 건더기를 다시 발효해 만들거나(전통된장) 대두ㆍ쌀ㆍ보리ㆍ밀 또는 탈지 대두 등을 식염수에 담가 발효시켜(개량된장)만든다. 간장보다 단백질 함량이 3배가량 높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필수아미노산인 리신(성장과 뼈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함) 함량도 높다. 필수지방산(리놀레산)과 이소플라본도 풍부해 피부병과 혈관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기억력을 높이는 성분인 레시틴도 풍부하다.

고추장 콩과 쌀, 보리 등의 전분질로 만든 메주에 고춧가루를 혼합해 발효시킨 식품이다. 고추장도 콩을 기본으로 한 발효식품이기 때문에 단백질 함량이 100g당 10.3g으로, 된장(12g)과 비슷하다.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항암성분이 증가되지만 된장과 청국장, 간장에 비해 유효성분이 적고 칼로리도 높다. 대신 비타민 B가 풍부하다.

청국장 청국장은 고구려의 옛 영토인 지금의 만주지방에서 처음 먹기 시작했다. 기마 민족들이 단백질을 쉽게 섭취하기 위해 콩을 삶아서 말 안장 밑에 넣고 다녔는데, 말의 체온에 의해 자연 발효된 것이 지금의 청국장이다. 된장에 비해 높은 온도에서 빠른 시간 안에 발효를 시켰다는 점이 특징이다. 발효 시 생성되는 고초균(Bacillus subtilis)은 장내 부패세균의 생육을 억제해 주는 효과가 있다. 또 혈압상승과 암세포 증식 억제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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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2001년 아시아 식품 중 최초로 CODEX(농수산 가공식품 분야의 국제식품규격)에 등록된 한국의 대표 발효 음식이다. 저칼로리이며 무기질과 비타민, 식이성 섬유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김치 발효 시 생성되는 유산균의 항암 작용ㆍ장 활성화 작용 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세계인의 건강식품이 됐다.

전통주 크게 탁주ㆍ약주ㆍ소주 세 종류로 구분한다. 탁주는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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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라고도 하는데, ‘막 걸렀다’는 말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약주(청주)를 증류하면 소주가 되는데, 우리나라의 전통 소주는 ‘고리’라고 하는 증류장치를 이용해 만든다. 전통주는 담글 때 덧술을 첨가하는 횟수에 따라서 단양주ㆍ이양주ㆍ삼양주 등으로 나뉜다. 술에 넣는 효모나 누룩 종류, 발효기간 등에 따라 다른 향과 맛을 낸다.

식초류 곡류ㆍ과실류ㆍ주류 등을 발효해 만든다. 독특한 산미가 있어 입맛을 돋우고 산도(pH)의 작용으로 세균 발육 저지효과가 있어 방부제로도 쓰여왔다. 식초는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고, 지방분해를 촉진해 비만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이뇨작용이 있고 염분 흡수를 억제해 고혈압과 동맥경화 예방에 도움을 준다. 장의 활동도 높여 변비 해소에 좋다.



세계의 발효식품

맥주ㆍ포도주
 맥주는 보리에 호프(hop)을 넣어 발효시킨 술이다. 알코올 함량은 비교적 적지만 칼로리가 높다. 다량의 비타민 B군을 함유하며 혈액순환을 돕고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포도주는 포도과즙을 포도주 효모를 이용해 발효시킨 것이다. 적포도주는 껍질과 씨를 함유한 그대로 발효시키며, 백포도주는 과피의 색이 엷은 품종을 사용하거나 껍질과 씨를 제거한 후 압착해 만든다. 항산화작용을 하는 안토시아닌 등은 포도 껍질과 씨에 더 많이 들어있어 영양성분은 적포도주가 더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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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ㆍ요구르트 동물 젖에 들어있는 단백질이 응고된 식품이다. 보관하기 어려운 우유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섭취하기 위해 만들었다. 치즈의 타입과 풍미를 결정하는 것은 수유 동물의 품종, 사료, 우유의 지방 함유량, 제조 단계별 처리방식, 숙성기간 등이다. 작용하는 박테리아와 곰팡이에 따라 맛과 향의 차이가 커진다. 한국에는 전북 임실치즈가 유명하며 1960년대 후반 선교활동을 하던 신부가 이 지역에 처음 치즈 가공 기술을 보급했다. 요구르트도 고대부터 제조돼 왔지만 의학적 효능은 19세기에 와서야 알려졌다. 러시아 생물학자 매치니코프가 불가리아 지방에 장수하는 사람이 많고, 이들이 발효유를 많이 먹는데 주목한 것이다. 그 결과 발효유를 섭취함으로써 노화가 지연되고 질병이 예방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핫소스와 살라미햄 피자에 뿌려 먹는 핫소스, 단무지와 피클, 살라미햄, 핫소스는 멕시코 타바스코 지방의 고추에 소금과 식초를 첨가한 뒤 참나무 통에 보관해 3년 이상 발효시켜 만든다. 톡 쏘는 매운 향과 매운맛이 난다.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살라미햄도 훈제가 아닌 마늘양념을 해서 발효ㆍ건조시킨 것이다. 호밀빵과 크루아상도 대표적인 발효빵이다. 호밀빵은 통 호밀 자체를 발효시켜 약간의 호밀가루와 섞어 구워낸 것으로 덴마크인들의 주식이다. 크루아상은 밀가루와 소금으로 반죽한 뒤 효모로 자방층을 형성시켜 발효를 유도한다.



도움말 한국식품공업협회 박인구 회장(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조직위원장), 한국장류기술연구회 신동화 회장, 전주대 한식조리학과 신정규ㆍ차경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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