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병(炳)

아는 것이 병(炳)

복음제일교회 0 1,463 2021.01.13 18:02


당뇨병은 예전에는 주로 중년 이후에 많이 나타났으나 요즘에는 젊은 사람에게도 자주 발생한다. 특히 최근에는 소아 당뇨병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소아는 주로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을 앓게 된다. 제1형이라고도 하는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은 췌장의 베타세포의 손상으로 인하여 인슐린의 생산과 분비가 줄어들어 혈당치가 상승하는 것이다.
어린아이들은 열이 많다. 성인보다 체온이 높다는 뜻이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크게 분노하게 되면 어른보다 몸 속에 열이 많이 생기게 되고, 그 열로 인해 혈액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바로 분노나 스트레스로 인해 '피가 마른다'고 하는 상황이 어린아이일수록 훨씬 심각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높은 열로 인해 혈액이 줄어들게 되면 췌장의 베타세포에 혈액이 채워지지 않게 되어 인슐린의 분비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췌장세포가 크게 손상된다. 췌장의 조직이 괴사되어 없어지거나 췌장이 줄어들어 위축되는 것이다.

소아 당뇨병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장애요소는 당뇨병을 앓고 있는 어린아이의 부모이다. 사실, 예전에는 소아형 당뇨병이라고 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어린아이가 갑자기 물을 많이 먹고 체중이 줄면서 식사량이 크게 늘었다면 그 자체가 당뇨병을 낫게 하려는 자구적인 노력이다. 그것은 스트레스나 감기 등으로 인한 해열진통제의 복용으로 인해 상승된 혈당을 정상혈당으로 내리려고 하는 인체 스스로의 기능인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부모가 당뇨병으로 판단하여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고 인슐린 주사를 맞게 했기 때문에 췌장이 퇴화되고 혈당치가 상승하고 심각한 합병증까지 얻게 되었다. 만약 부모가 혈당이니 당뇨니 하는 것을 몰랐다면 아이는 절대로 소아형 당뇨병이라는 진단을 받지 않았을 것이고, 인슐린 주사를 맞게 되지도 않았을 것이며, 췌장의 기능도 퇴화되지 않았을 것이다.

어린아이의 혈당치는 다양한 이유로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가 식욕의 항진과 갈증이라는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다시 정상 혈당치로 내려오게 되는 자연스러운 변화를 수시로 거듭하게 된다. 어떤 이유로 잠시 혈당치가 상승되었다고 하더라도 인체는 자기 스스로 즉시 혈당치를 정상으로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하게 되고 그러한 노력은 방해만 받지 않는다면 성공하는 법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 몸이 갖고 있는 자연면역시스템이다.

소아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잘 먹고, 열심히 뛰놀게 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식이요법을 시킨다고 무리하게 먹는 것을 제한하거나, 피곤하지 않도록 뛰놀지 못하게 한다면 아이는 그 스트레스로 인해 오히려 더욱 병이 악화될 수 있다. 당뇨병에 대해 알지 못하고 인슐린이니 하는 치료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 당뇨병 환자가 되지 않는다.
인슐린 의존형 환자는 대부분 인슐린 주사요법에 의존한다. 그러나 인슐린을 외부에서 투여하면 췌장의 내분비세포는 인슐린을 분비할 필요가 없게 되므로 급격히 퇴화한다. 심지어는 췌장이 없어져 버려 결국 외부에서 투여하는 인슐린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인슐린 주사요법을 시행할수록 췌장은 급격히 퇴화하여 그나마 조금씩 분비하던 인슐린도 스스로 분비하지 못하게 될 수가 있다. 따라서 정상적인 혈당수치로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점점 더 높은 단위의 인슐린 양이 필요하게 되는 사례는 너무 흔한 일이다.

물론 고단위의 인슐린을 지속적으로 투여하면 갈증은 없어진다. 그러나 갈증이라는 것은 당뇨병 환자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들이 물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인체의 자연적인 현상이므로 이에 순종하여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그런데 인슐린을 투여하면 환자의 갈증을 강제로 느끼지 못하게 만들어버린다. 물을 필요로 하는 환자가 물을 먹지 않게 되면 인체의 모든 세포가 건조해지고, 그로 인해 여러 가지 합병증이 빨리 나타나는 것이다.

무리한 식이요법도 인슐린 주사요법 못지 않은 문제가 된다. 제2형인 인슐린 비의존형 당뇨병인 경우에도 충분한 식사를 하지 못하게 하는 식이요법을 하게 되면 혈액이 췌장세포에 충분하게 채워지지 않아 점점 췌장의 세포가 손상을 입게 된다. 그로 인해 점점 인슐린 분비가 약해질 뿐만 아니라 췌장이 위축되거나 소멸되어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으로 진행된다.
인슐린 비(非)의존형 당뇨병환자가 식이요법과 함께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복용하다가 결국 인슐린 요법으로 들어가게 되는 비일비재한 사례는 비의존형이 췌장조직 소멸을 수반하는 의존형으로 진행되고야 만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입증한다 하겠다. 더욱이 경구용 혈당강하제 대신에 인슐린을 환자에게 투여하면 췌장이 퇴화하여 소멸하게 되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게 된다.

우리 옛말에 '아는 것이 병이고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섣불리 알고 행동하는 것이 위험하며, 차라리 알아서 골치 아프거나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모르는 채 지나가다 보면 나아질 수도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내가 만난 어느 환자의 이야기는 아는 것이 얼마나 병이 되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원래 낙천적이고 활발한 성격이었는데, 당뇨병이라는 진단을 받은 후부터는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짜증도 잘 내게 되었다. 그는 혈당강하제를 복용하면서 매일 매일 혈당을 체크했는데, 혈당치가 높을 때는 기분이 나빠지거나 짜증이 나며 모든 게 귀찮아지고, 혈당이 낮을 때는 기분이 좋고 생활에도 활력이 생기는 그야말로 혈당치에 매달려 사는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나 편하게 살겠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약 먹는 것을 중지해 버리고 매일 하던 혈당검사도 그만두었다. 그는 자신에게 당뇨병이 있다는 것을 잊고 열심히 생활하며 매일 매일 집 근처 공원에서 운동을 했다. 몇 개월 동안 그렇게 하다보니 생활에 활기가 돌고, 주위로부터 안색이 좋아졌다는 얘기도 듣게 되었다.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다 해보았지요. 그런데 당뇨병이 문제가 아니라 그 선입감 때문에 짜증이 나고 기운이 없어서 더욱 못살겠더라구요. 괜히 집사람한테 짜증만 내고, 매일매일 혈당 체크하는 것도 못할 짓이고 해서 어차피 못 고치는 병이라면 마음이나 편하게 살자고 생각했지요. 아는 게 병이라는 말이 꼭 맞습니다. 혈당이니 인슐린이니 하는 거 다 잊어버리니까 오히려 살 맛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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