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성애가 강한 가시고기

부성애가 강한 가시고기

복음제일교회 0 772 2021.01.30 18:30

KBS 자연다큐멘터리 「가시고기」 - 부성애가 강한 고기

ybban (2002-10-03 18:14 작성)
이의제기 | 신고
◎ 가시고기류는 어류 중 유일하게 둥지를 트는 종이다.

3월말, 하천 가장자리에서 둥지를 트는 수컷을 만났다. 일대는 갈대와 부들 등 수초가 잘 발달된 지역이다. 집짓기 기초 공사를 들어 간 녀석은 주둥이로 바닥의 모래를 퍼내 구덩이를 만든 후, 주변을 깨끗이 청소한 후, 수초가닥을 물어 와 지붕공사를 한다. 둥지를 완성한 것은 4시간 후-이미 대기하고 있던 암컷을 둥지로 인도해, 산란에 들어간다. 암컷의 산란이 끝나자, 곧장 방정을 해 수정시킨다.

◎ 가시고기는 지구상에서 가장 부성애가 강하다.

산란이 끝나면서 수컷의 고분 분투가 시작된다. 보통은 부화와 양육은 암컷의 몫이지만, 가시고기의 경우는 정반대다. 산란을 마친 암컷은 곧장 둥지를 떠난다. 바로 그 순간부터, 수컷은 먹이 사냥마저 중단한 채 단 한 순간도 둥지 곁을 벗어나지 않는다.

◎ 산란 후 첫날은 둥지 주변에 모래를 덮어 위장막을 친다.

적의 침입으로부터 알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둘째날, 다시 모래를 헐어내고, 둥지앞에서 쉼없이 부채질을 한다. 부화를 돕기위해 산소를 공급하려는 행위다. 셋째날, 둥지안에는 약 1000여개의 알이 있는데 한번에 약 100개 정도의 알뭉치를 순차적으로 끄집어내어 산소를 공급하고, 다시 집어넣는다.

◎ 산란 후 암컷은 어떻게 될까?


암컷은 산란 후 곧장 둥지를 떠난다. 홀쭉해진 배, 약 300여개의 알을 모두 산란 한 암컷은 기운이 없다. 아무런 먹이활동도 하지 않고 물살에 떠밀려 바다 쪽으로 흘러간다.



◎ 밤에도 부채질은 멈추지 않는다.



붕어와 숭어 등 다른 물고기들은 수초에 고개를 쳐박고 잠든 한밤중, 수컷의 부채질은 계속된다. 야행성 어류들의 침입이 많은 시각이기 때문에,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다. 암컷 한 놈이 둥지로 접근하자, 등가시를 세우고 쫓아낸다. 알을 노리고 접근 한 놈이다. 두 번째, 침입자가 나타났다. 붕어다. 이번에도 수컷은 등가시를 세우고 공격자세를 갖춘다. 그 순간, 녀석의 공격적인 태도에 겁을 먹었는지, 금방 물러난다.



◎ 남한에 분포하는 가시고기는 3종류



남한에 서식하는 가시고기 종류는 큰가시고기와 가시고기, 잔가시고기가 있다. 그 중 큰가시고기는 회유성어종으로, 주로 서남해안 일부와 남동해안에 서식하고, 가시고기와 잔가시고기는 담수성 어종으로, 주로 동해안 일대의 기수역에 서식한다. 지금까지 학계에선 3종의 가시고기는 각각 서식 지역을 달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취재진은 강원도의 연곡천에서 3종이 함께 서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3종 이 함께 공동서식하기 때문일까? 이곳 연곡천에서 1m도 안되는 좁은 구역 안에 3개의 가시고기 둥지가 발견되었다. 이들은 침입자를 공동으로 물리치며 서로 이웃하여 둥지를 지키고 있었다.



바닥에 둥지를 짓는 큰가시고기와는 달리, 가시고기와 잔가시고기는 갈대줄기에 둥지를 트는 것이 특징이다.



둥지를 완성한 후 암컷을 데려오지만, 암컷이 둥지에 들어가지 못한다. 너무 튼튼하게 지은 탓에 배불둑이 암컷이 둥지를 헤집고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다. 다른 암컷을 데려오지만 상황은 마찬가지. 그 와중에 둥지가 훼손되자, 수컷은 다시 둥지 보수에 들어간다.



◎ 잔가시고기의 최대 서식지였던 강원도 고성의 송지호



고성산불이후 잿물의 유입으로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죽음의 호수로 변했다. 많았던 잔가시고기는 자취가 안 보인다. 어렵게 잔가시고기떼를 찾은 곳은 바닷물이 유입되는 호수 입구. 한떼의 배불둑이 암컷들이 무리를 지어 있다. 이상하게도 수컷은 한 두마리뿐이다. 고성 산불 이후에 나타난 현상이다. 환경이 열악해지면, 생명들의 생식능력은 놀라울 정도로 증가된다. 종을 보존하려는 생명의 본능이다. 잔가시고기가 둥지를 튼 곳은 갈대마디 중간. 둥지를 짓는 동안 암컷은 미리와 대기하고 있다. 둥지를 다 지은 후, 수컷은 거미줄처럼 보이는 점액질을 분비하여 옆에 있는 갈대 줄기에 둥지를 고정시킨다. 산란과 부화는 큰가시고기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다른 것이 있다면, 새끼들이 독립 한 후 아비들이 무리를 이끌고 다니며, 한 동안 무리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그 기간은 약 보름정도로, 수시로 나타나는 검정망둑 등 적의 침입으로부터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밝혀졌다.



◎ 산란 후 8일째, 내시경 카메라에 경이로운 순간이 포착됐다.



새끼들의 부화가 시작된 것이다. 놀랍게도 새끼들은 스스로 부화하는 것이 아니었다. 새끼들이 알집에서 순조롭게 빠져나오게 하기위해, 수컷은 부지런히 주둥아리로 둥지를 찌른다. 부화율은 99%-새끼들의 부화는 만 이틀동안 이어진다. 하룻만에 난황을 모두 먹어치운 새끼들은 둥지사이를 떠다닌다. 그러나 아직은 아비의 영향권 아래 놓여있다. 성질 급한 놈이 밖으로 튀어나오면, 아비는 그 즉시 둥지 사이로 밀어넣는다. 이 시기는 새끼들이 수중환경에 적응하는 기간이다. 도처에 널려있는 적들의 공격을 막아내며, 사력을 다해 새끼를 돌보는 동안, 수컷의 몸빛은 퇴색된다. 주둥이는 헐었고, 힘찬 날개짓은 점점 약해진다.



◎ 부화 후에도 둥지 주변에 모여있는 새끼들을 지키며 돌본다.



붉은귀거북이 이동통로에 지어진 둥지. 일주일전 거북이의 침입으로 둥지가 망가진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둥지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 수컷은 거북이의 약점을 이미 파악했다. 거북이의 딱딱한 껍질 밑에 숨어있는 얼굴부분을 집중 공격하며 결국 퇴치시킨다.



부화 후 5일-드디어 새끼들이 독립해, 무리생활을 시작하자, 그제서야 큰 가시고기 수컷은 자신을 역할을 다 하고 비장한 최후를 맞는다.



부화 후 5일이 지나면 수컷은 서서히 죽어간다. 둥지짓기부터 약 15일간 아무것도 먹지 않은 수컷은 최후의 순간 마지막 남은 힘으로 새끼들이 모여있는 둥지 쪽으로 몸을 움직인다. 숨을 거둔 자리는 바로 둥지 앞-그것은 새끼들을 위한 배려임이 금방 드러났다. 새끼들에게 자신의 육신을 먹이로 내놓은 것이다.(※ 대부분 민물고기의 식성은 잡식성으로 치어시기는 주로 식물성 플랑크톤과 각종 부착조류 등을 먹는데 반해 가시고기의 식성은 동물성이다.) 그렇게 큰가시고기 수컷은 마지막 순간까지, 새로운 생명을 세상에 탄생시키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놓는다.



Epilogue



우리나라에는 모두 3종의 가시고기가 있다. 큰가시고기는 생후 1년만에 모두 죽는다. 가시고기와 잔가시고기는 수명이 2-3년으로 추정되나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워낸 녀석들은 모두 죽었다. 죽은 아비의 살을 뜯어먹고 부쩍 자란 새끼들은 여름이 되면 긴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내년 봄, 이곳으로 돌아와 아비가 그랬듯이 사랑의 역사를 다시 시작할 것이다. 이들이야말로 지구상에서 가장 부성애가 강한 생물이다


(출처 : '가시고기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 네이버 지식iN)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53 나종래 선교사(2008/10/02) 복음제일교회 2021.02.01 816
52 은혜 나눔(홍지혜 자매) 복음제일교회 2021.02.01 833
51 사주, 팔자, 운명에서 해방받는 길(골2:8, 롬8:1-2) 복음제일교회 2021.01.30 1883
50 중국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 복음제일교회 2021.01.30 802
49 ITGDS(선천성 감사 결핍증) 복음제일교회 2021.01.30 800
48 8관왕 펠퍼스는 장애인 복음제일교회 2021.01.30 866
47 그녀는 너무 예뻣다 댓글+1 복음제일교회 2021.01.30 924
46 120년전 언더우드의 기도 복음제일교회 2021.01.30 846
45 수인(囚人) 복음제일교회 2021.01.30 892
44 행동지침 복음제일교회 2021.01.30 778
43 제주 74세 할머니, 한자1급 최고령 합격 복음제일교회 2021.01.30 801
42 '한자(漢字) 신동' 탄생 복음제일교회 2021.01.30 817
41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복음제일교회 2021.01.30 851
40 한민족의 이동 원인과 경로 복음제일교회 2021.01.30 1037
39 한자의 기원 복음제일교회 2021.01.30 878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