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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들 마음에 `따뜻한 한국` 심는 김 목사
[파이미디어 2005.11.16 09:52:09]
“한국이 슬프다.”
1999년 인천의 한 부품공장에서 일하던 중국동포 김인성씨가 분신자살을 하면서 회사 복도 흰색 벽에 써놓은 글, ‘한국이 슬프다.’ 한 고귀한 생명의 절박한 글 사위는 김해성(44) 목사에게 안타깝고 슬픈 일로 기억되고 있다.
그들 나라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았던 외국인들이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찾은 이 땅은, 그러나 그들에게 멸시와 가난, 구타와 절망을 안겨주었다. 그들을 안아주고 그들과 함께 울어줄, 그래서 일으켜 세워줄 누군가가 절실히 필요했다.
“역시나 매 맞는 일이 가장 힘들더군요. 허허.”
1980년부터 철거민과 빈민, 노동자의 인권, 민주화운동을 위한 활동을 해오던 김 목사는 16층에서 일하다가 추락사한 중국동포의 사건을 맡아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그는 1994년 ‘성남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을 설립하여 지금까지 무료상담소와 각 나라별 공동체 운영, 쉼터와 무료급식소 운영, 한글과 컴퓨터는 물론 산업안전 교육, 결혼식과 장례식 주관 등 외국인 노동자의 생활과 밀접한 일을 도맡아 처리한다.
현재 외국인 노동상담소와 쉼터인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을 7지역 9개소로 운영한다. 쉼터에서는 매일 4백여 명에게 무료숙식을 제공하고, 세계신학대학에서는 기독교 영성의 새 삶을 위해 1백50여 명이 공부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김 목사는 수차례 상을 수상했다. 2001년 문화일보가 선정한 ‘새천년 한국을 이끌 차세대 100인’, 2004년 한겨레신문이 선정한 ‘한국의 미래를 열어 갈 100인’, 2005년 서울신문의 ‘한국을 움직이는 101인`에 선정됐다.
“감기 하나로, 맹장염으로, 못에 찔린 파상풍으로 어이없이 죽어 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장례식은 ‘사후약방문’ 밖에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는 그 동안 1천2백여 명의 장례를 치렀다. 이중 3백여 명은 초기에 치료하면 나을 수 있는 가벼운 질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김 목사는 주위의 우려와 반대에도, 지난해 7월 23일 ‘외국인노동자 전용병원’을 개원했다. 이 병원은 정부의 지원 없이, 뜻있는 이들과 의료진의 후원과 봉사로 1년째 기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그는 노동문제와 인권문제 또한 일일이 해결해 준다고 해서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니기에 재외동포법 개정운동과 고용허가제 개선안처럼 법률과 제도개선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살색 없애기 캠페인과 인권의식 고양 등의 활동도 겸하고 있다.
“그들을 살리는 일은 사람을 살리는 일이고, 또한 우리를 살리는 일입니다.”
몇 십 년 전,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의 외국인 노동자였던 청년 이승만은 후에 고국에 와서 대통령이 되었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그들 또한 그들 나라의 지도자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기에 김 목사는 이제 ‘사람을 바꾸는 일’을 계획하고 있다.
힘든 타향살이에, 그래도 외국인노동자의 집이 있어 살아갈 만하다는 이방인들의 모습 위로 김해성 목사의 미소가 번진다. 이제 한국은 더 이상 슬픈 곳이 아니다. (자료제공 = 아산사회복지재단) [파이뉴스 백민호 기자] mino100@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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