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구제의 대상이 아닌 전도와 선교의 대상

장애인 구제의 대상이 아닌 전도와 선교의 대상

복음제일교회 0 867 2021.01.30 18:54

구제의 대상이 아닌 전도와 선교의 대상



외로움과 편견의 상처
이재서 회장은 장애인들에게 매우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장애인을 돕는 세계적 기구인 세계밀알연합회의 설립자이자 회장이며,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총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활동하면서 북한 장애인을 돕는 사업까지 활발히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자서전 ≪아름다움은 마음의 눈으로 보인다≫를 보면, 그가 장애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그는 우리가 삶의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사는 것’이 아니라 ‘잊어버리고 사는 것’임을 우리에게 몸소 일깨워 준다.

이 회장은 15세 때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시각장애인을 만나본 적이 없는 기자로서는 그와의 만남이 처음부터 매우 낯설었다. 예를 들어 악수를 하는 것도, 명함을 내미는 것도 책을 보여주는 것도, 또 인터뷰 내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염두에 두지 않는 것도 매우 낯선 체험이었다. 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그의 배려와 부드러운 말투 그리고 밝은 표정은 함께하는 시간 내내 기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

그의 고향은 전남 승주군 황전면 삽재팔동이다. 가난함 외에는 불편함이 없었던 그에게 15세 때의 시각 장애는 다른 삶을 살아야 하는 세계로의 입문 과정이었다. 그러한 삶을 인정할 수 없어 자살을 생각했던 때도 있었지만, 이 어려움을 글로 남겨 보자는 생각으로 목을 매기 직전 돌아섰다. 그는 그 시절을 회상하며, “그때 시골의 적막함이나 외로움이 아니었다면 훨씬 더 극복하기 쉬웠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외로움이 얼마나 장애인을 힘들게 하는지 그 한 마디에서 짐작할 수 있었다.

그가 장애인으로서 극복해야 할 것은 외로움만이 아니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주는 상처도 컸다. 서울맹학교에 다닐 때, 부자 친구의 수강증으로 영어 학원을 다닐 때,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순천성경학교와 총신대학교에서 입학을 거절당했을 때, 사귀던 여자 친구 친척의 반대로 결혼이 무산됐을 때, 교회로부터 사역을 거절당했을 때, 총신대 합격 후 장학금을 받고자 돌아다녔을 때, 미국 유학을 거절당했을 때, 유학 오지 말라는 사람들의 편지를 받았을 때, 평소 거리를 거닐 때조차도 편견은 언제나 있어왔다. “장애인이 무슨!”이라는 편견은 그에게 찾아오는 모든 기회를 빼앗으려 했다.

10년 만의 금의환향
이렇게 험난한 길을 지나오면서 그가 갖게 된 철학은 무엇일까? “어디에 있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덧붙여 말했다. “저는 예수를 믿기 전까지 불만이 많았습니다. 시각 장애 때문에 제가 갖고 있던 모든 것들을 무시했지요. 그러나 눈 외에 다른 곳의 중요성을 깨닫고부터는, 제게 있는 것으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믿기 전에 원불교, 통일교, 여호와의 증인, 몰몬교에까지 기웃거려 보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1973년 5월 31일,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전도 집회에서 성령을 체험했다. 그 후 그는 장애인을 위한 선교를 꿈꾸게 되었고 총신대에 입학하여 3학년 되던 해, 그렇게 소원하던 밀알선교단을 창립했다.

차츰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무렵, 그는 밀알선교단이 세계 기구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 분야의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10여 년의 유학 기간 겪은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런 고생 속에서도 하나님은 밀알선교단 미주 지부를 창립하게 하셨고, 박사 학위도 받을 수 있도록 도와 주셨다. 한국을 떠날 때는 손에 들린 지팡이 하나뿐이었지만, 10년 후 돌아올 때는 학위, 늘어난 식구들, 미국의 지인들 그리고 모두가 어이없어 하던 세계 장애인 선교의 전초기지 미주 밀알선교단 창립 등 정말 많은 것을 주셨다. 돈, 공부, 모든 걱정으로부터의 해방이었다. 마치 야곱의 귀향 때처럼 말이다.

장애인 선교의 꿈이 크는 곳, 세계밀알연합회
그는 현재 15개국 61지부가 있는 세계밀알선교연합회(이하 밀알) 회장이다. 지금은 1,000여 곳에 밀알 선교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서 기도하고 있다. 이제껏 한국에서 창립된 기구 가운데 세계로 뻗어나간 경우는 극히 드물다. 또한 활동 영역이 넓어짐에 따라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어서 땅을 기증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기부도 잇따르고 있다. 밀알은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전도와 봉사와 계몽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애 시설을 확충하고 교육 시설을 지원하며 각종 장학금을 지급한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장애인의 실상을 알리는 계몽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교회나 일반 사회 현장에서 여러 차례 세미나와 특강을 열었다. 이 회장은 무엇보다 장애인 전도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장애인이 예수를 믿는 비율이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4퍼센트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밀알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주로 자원봉사자들이지만, 아예 이곳을 사역지로 삼고 사역하는 사람도 많다. 현재 전임 사역자만 해도 50~60명에 이른다. 단장과 지부장을 맡고 있는 이들은 모두 목사 안수를 받았으며, 이들 중에는 20년 이상 된 사역자도 있다고 한다. 밀알의 활동 중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북한 장애인선교이다. 지금껏 총 4차에 걸쳐 70~80억 가량의 장애인 용품을 북한에 전달했다.

이 회장은 밀알의 활동이 커질수록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시각도 많이 변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교회는 어떨까? 교회를 다녀온 장애인들 대부분은 교회가 쌀쌀하다고 말한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이 회장의 마음은 안타깝다. “교회가 장애인을 싫어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오면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말문을 쉽게 트지 못하는 것입니다. 교인들을 대상으로 장애인에 대한 교육이 절실히 필요한데, 실제로 이러한 교육이 행해지는 교회는 찾기 힘들죠.”

구제가 아닌 선교의 대상으로
이 회장은 풍부한 감성을 지닌 사람으로 특별히 영화와 드라마를 즐겨 본다. “<왕의 남자>라는 영화는 재미가 없더군요. 예전엔 난타 공연도 봤는데 이것도 재미가 없었습니다.” 왕의 남자는 시각적인 효과가 그만큼 컸고, 난타는 스토리가 따로 없기 때문이었다. 그가 최근에 본 드라마로는 <파리의 연인>이 있는데, 그래도 가장 많이 울면서 재미있게 본 것은 <겨울연가>이다. 이 회장은 영화에서 침묵이 길어지는 장면이 나올 때만 누군가 옆에서 상황 설명을 해 주면, 어떤 영화든 다 상상해서 볼 수 있다고 했다. 심지어 그는 평소에 자신이 장애인인지 잊어버리는 때가 많다고 한다.
이 회장은 현재 창훈대교회 협동목사로 사역하면서, 밀알과 학교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그는 현재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해 ‘제가 이것을 다 가져도 되는 겁니까? 정말 감사할 뿐입니다.’라고 고백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장애인은 동정과 구제의 대상이 아니라 전도와 선교의 대상입니다. 그들의 영혼을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선교에 임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는 인사를 나눌 때 먼저 손을 내밀었다. 상대방이 있는 쪽으로 정확하게 내미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든 잡아주면 악수가 되고 인사가 된다. 이렇게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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