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과 유혹의 차이(예수사랑교회 수필가 김유순 사모)

시험과 유혹의 차이(예수사랑교회 수필가 김유순 사모)

복음제일교회 0 1,165 2021.01.30 18:22

" 현장사람들(12)/ 시험(Trial & Test)과 유혹(Temptation)의 차이 "


어느 날 작은 영문 책을 읽다가 발견한 내용에 공감이 갔다.
‘Satan temps us to bring out the worst in us; God tests us to bring out the best in us.'
성도들의 삶 속에서 이런 저런 형태로 다가오는 문제 가운데 가끔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하거나 혼미케 하여 과연 무엇이 하나님의 뜻이고 어떤 것이 사탄의 역사인지 잘 분간이 안 될 때가 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분명한 것은, 사탄의 유혹은 우리의 삶을 가장 악한 쪽으로 끌고 가는 반면, 하나님의 시험은 우리의 삶을 가장 좋은 것으로 풍성하게 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사탄의 유혹은 달게 와서 쓴 열매를 우리에게 던져주고, 하나님의 훈련은 쓰게 와서 다디단 열매를 우리에게 안겨 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사탄의 달콤한 유혹이라 할지라도, 기도의 힘으로 그 상황을 뛰어 넘어 악을 선으로 바꾸는 하나님의 역사 속에서 성도는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 영적인 민감성을 잃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고 말이다.

아주 아주 오래 전 일이다.
평소에 내가 아끼고 신뢰하는 여 집사님 한 분이 무척이나 진지하게 자신의 처지를 얘기한 적이 있었다. 사업 상 친분을 갖게 된 어떤 남자 분이 너무나 좋아진다는 거였다.
그러면 안 되지 하면서도 어느 덧 전화를 기다리고, 전화를 받으면 하루가 괜히 들뜨고, 행여 만나기라도 하는 날이면 구름 위를 떠다니듯 황홀하기까지 하다니 상사병이 걸려도 단단하게 들어 보였다. 더구나 그 남자의 상냥하고 젠틀한 매너에다가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해 내는 감각은 순진한 처녀로 시집와서 아이 낳고 허겁지겁 살다보니 남편에게선 한 번도 맛보지 못한 딴 세상이라고 했다.
하긴, 돈 벌어다 주기는커녕 목돈 가져다가 허무하게 날리기 일쑤인데다, 집에 돌아오면 조선시대 여자 부리듯 재떨이 가져와라 이거해라 저거해라 위압적으로 큰 소리 치고, 복음을 알아듣기는커녕, 그까짓 교회는 뭐 하러 다니냐며 하나님이 진짜 있냐, 목사가 밥 먹여 주냐, 일요일마다 비아냥대니 매력이라고는 눈꼽 만큼도 없는 남편에게 시달리다가 가슴 두근거리는 데이트 속에서 오아시스 같은 신선함이 느껴져 오는 것은, 돌덩어리가 아닌 이상 당연한 일이었다.
한편으로는 장밋빛 로맨스를 놓치기는 싫고, 다른 한편으로는 하나님께도 죄송하고 아이들 보기에도 속으로 민망한데다 남편이 자기 속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아 늘 가슴이 콩닥콩닥 뛰니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심정을 추스르기 힘들어 나에게 고백한다고 했다.
“당연히 하나님이 벌주시겠지요?”
“아뇨, 하나님이 그렇게 쫀쫀하신 분이신가요? 아니, 멋있는 남자 좋아하는 게 뭐 그리 큰 죄라고 하나님이 당장 벌주시나요? 그렇게 좋으시면, 데이트도 하세요... 촛불 켜진 레스토랑에서 우아하게 식사도 하시고 자가용 태워주면 가평에 강물 따라 드라이브도 하시고......, 단 결정적인 순간에 확실하게 브레이크 잡으세요. 성령의 능력은 육신적 충동과 생각의 순발력 가운데서 확실하게 브레이크 잡는 거라고 목사님이 말씀하셨잖아요.......”
전혀 뜻밖의 대답에 오히려 어리둥절해 하는 것이 역력했다.
이해 정도는 기대 했지만 장려(?)까지는 생각도 못했을 터이니까....
평소에도, 고지식하고 앞뒤가 턱턱 막힌 사모님은 아니라고 생각했겠지만, 율법에 확실히 위배되는 나의 조언(?)이 영 기대 이상이어서 놀래기는 하면서도 한층 더 안심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집사님, 우리의 싸움은 혈과 육에 관한 것이 아니라 하늘의 악한 영과의 싸움 인 거 아시지요..., 집사님의 마음을 유혹하여 가정을 분리시켜서 자녀까지 방황하게 할 사탄의 속임수를 아셔야 합니다. 그렇지만 우선은 감정을 제어할 힘이 없으시니까 마음 가는 대로 하되, 반드시 내면에서 역사하는 흑암 세력을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꺾어야 합니다.”
“어떻게요?”
“만나는 장소에서, 생각나는 시간 마다, 집사님에게서 분별력을 흐리게 하여 바른 성령의 인도 속에 있지 못하게 하는 사탄의 세력을 무너뜨리는 기도를 하는 거죠......., 그런데 그 기도가 하기 싫어질 겁니다. 기도가 응답 되면 그 남자가 떠날 거고 그러면 심심해질까 두렵기도 하고 아쉽기도 할 테니까요, 안 되면 될 때 까지 그저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라는 베드로의 신앙 고백 만 계속 해 보세요.“
그렇게 해 보겠다며 돌아 간 이후로 삼 개월 여를 그저 기도만 하며 가만히 지켜만 보던 어느 날, 그 집사님은 환한 얼굴로 다시 내게 찾아 왔다.
“사모님, 시원하게 마음이 정리 되었어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싶네요, 시키신 대로 흑암 세력 꺾고 분별력을 달라고 기도만 했는데, 사업이 왠지 자꾸만 바빠져서 요사인 생각 한 번 안 나고 하루가 훌쩍 가네요. 잠시 곁 길 갔던 제 마음이 미안해서 요즘엔 남편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기도도 시작했어요..., 하나님께서 그 영혼을 구원해 달라구요, 돈 벌어 오는 것보다 시급 한 게 예수님을 영접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수줍고 착하게 웃는 그 집사님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손을 꼭 잡아 주었다.
내 마음도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그 이름이 사랑이신 우리 주님 마음이야 오죽 하랴 싶었다. 사탄의 유혹을 선으로 바꿔, 기도의 맛을 본 증인 삼으신, 우리 하나님은 좋으신 분이시다.
그런데 이 영적 기도의 비밀을 모르면, 사탄은 달콤하게 유혹 했다가 사정없이 궁지에 몰아넣어 시쳇말로 망쪼 들게 만든다.
우리가 교회를 개척하기 전 장애인 공동체를 하고 있을 때 알고 지내던 목사님이 계셨다.
서울 근교의 큰 도시에서 꽤나 큰 교회를 시무하셨던 그분은 성격이 소탈하고 마음이 자상하여 후배들에게도 인기가 있었는데, 교회 부흥시키는 데는 물불을 안 가리는 정열이 있었다. 지금 기억으로는 빈민가 땅과 주변의 하꼬방을 수 십 채 사들여서 전세 놓고 월 세 받아 교회를 어마어마하게 크게 짓기도 하시고, 당시에 복음이 희미했던 우리의 권고에 따라 미국에서 모셔 온 오순절 계통의 신비주의 부흥사를 흔쾌히 맞아들여 밤낮으로 집회도 하셨다.
한 번은 그분의 사택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방이 여럿 되는 수십 평 아파트에서 노란 카나리아 한 쌍을 놓아기르는 그 호사스러움(?)이 가히 가난한 전도사의 아내로서 충격이기도 했었지만, 아이처럼 새를 자랑하시던 그 순진한 모습은 잊을 수가 없다.
그런 목사님을 옆에서 내조하던 뚱뚱하고 듬직했던 사모님 모습도 오버 랩 된다.
그랬던 그분을 오랫동안 뵙지 못하다가 신문 지상에서 쇼킹한 뉴스로 소식을 듣게 되었다.
기사는 대강 이러했다.
‘ㅇ시 모 교회 목사가 불륜을 저지르던 오피스텔 현장에서 내연의 여자 집사 남편에게 들켜 창 밖 에어컨에 매달려 숨어 있다가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잃다.’
다정다감 하지만 감정의 낭비가 심했던 그분의 기질을 사탄이 교묘히 이용하여 달콤한 미끼를 던지고 나서, 겉으로는 카리스마로 큰 소리 치면서도 속으로는 여리고 겁 많은 그 분의 여린 성품을 귀신 같이 알고 악랄한 궤계를 써서, 두려움과 수치심 속에 몰아넣고는 생명까지 약탈해 갔다.
어이구, 이 놈의 악랄한 사탄..., 이 놈의 정체를 모르시고 완전하게 당하셨구나.(놈, 놈 해서 미안하지만 사탄에게 이 분, 저 분 할 수는 없다. 무당들이나 이 분, 저 분 할 테니까)
설교는 예수님, 하나님, 불로 불로, 성령 충만 찾으셨지만 결국 내면에서 은밀하게 수작을 쓰는 어둠의 세력을 모르셨으니 백전백패 당하실 수밖에.......
사탄은 일단 띄워 놓고 대책 없이 망가뜨리는 영물이니, 성도는 그래서 깨어 있어야 한다. 목사님도 신부님도 신학 박사님도 장로님도 예외는 없다. 오히려 사탄이 더 좋아하는 밥이 될 확률이, 안타깝지만 평신도의 백 배는 된다.
왜냐하면 평신도 열 넘어뜨리는 것보다 중직자 한 명 자빠뜨리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사탄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데 있어서.......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성령의 권능을 받아야 되는 이유를 알지 못하고 성령의 역사는 오순절 마가 다락방에서 이 천년 전에 끝이 났고, 이제는 구원 받았으니 사탄의 세력과 성도는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주장하시던 엄청 큰 교회 목사님께서 미국에서 공부도 하시고 박사 학위도 여럿 있고 책도 많이 쓰시고 우리나라 최고의 엘리트 성도들을 이끄셨지만 결국 여비서와 불륜에 빠져 어려움 당하시더니, 오늘 날 진행되는 성령의 역사를 인정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공공연한 비밀로써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유혹과 시험의 차이는 이렇다.
예수님께서는 그의 제자들에게 유혹에 빠지지 않기를 기도하라고 하시고(Watch and pray so that you will not fail into temptation 마26:41)
야고보 사도는 우리가 여러 가지 시험을 만나거든 기뻐하라고 말하고 있다.(Consider it pure joy, my brothers, whenever you face trials of many kinds 약 1:2)

/김유순 · 수필가 · 예수사랑교회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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